
칼라를 달지 않고 깊게 판 네크라인에 밑단까지 단추로 여미거나 터진 채로 입을 수 있는 옷, 혹은 그런 옷을 흉내 낸 재킷. 19세기 크림전쟁에서 이름을 떨친 영국 군인인 카디건 백작, 제임스 토마스 브룬델이 부상병들을 빨리 이송하고 치료할 때, 쉽게 입고 벗기 위해 칼라 없는 앞 트임 상의를 입고 나온 것이 카디건의 시작이다.
서양에서 계급이라는 것이 무의미해진 20세기 이후, 격식을 갖춰 입어야만 하는 예복을 대신해서 스포츠웨어나 캐주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카디건도 마찬가지다. 그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나 스포츠용 재킷으로 활용되던 카디건은 점차 클래식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옷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장식이 많지 않고 간단한 구조와 형태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덕분에 오히려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편안한 박스형 실루엣에 긴 소매로 만들어진 재킷부터 샤넬 재킷처럼 고급스러운 소재와 우아한 스타일까지, 아우르는 범위도 넓다.
따라서 체형이나 이미지와 상관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재킷을 입어야 하지만 어떻게 연출하면 좋을지 감이 잡히지 않을 때 선뜻 손을 내밀어도 괜찮은 스타일이다. 카디건 재킷의 넓은 포용력이라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경 현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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