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하나되는 안도 타다오의 타임스 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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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2-05-11 오후 5:06:56



자연과 어울린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먹는 것도 자연, 입는 것도 자연, 사는 것도 자연이란다. 그렇지만 정작 자연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선명한 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진짜로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걸까?


특히 건축의 경우에는 자연과의 어울림이란 것이 피상적이고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문제가 아니라 눈앞의 과제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건축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방어선이다. 옛날에야 비와 바람과 같은 자연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삶을 방어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요즘 같이 인공의 위협이 전 방위로 들어오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람들의 삶에 자연을 확보하고 보호하는 입장이 되었다. 하지만 현재 비자연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인공적 환경을 만든 주범 중 하나가 바로 현대 건축들이다. 건조한 시멘트에 획일적인 외형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 건축들은 자연으로부터 사람들을 단절한 바로 주범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건축에서는 자연의 확보, 자연과의 어울림이라는 것이 귀중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뾰족한 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몇 십 년 전에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보여준 방식은 자연과의 어울림에 관해 잔잔하면서도 중요한 화두를 던져 주고 있었으니 한 번 들어볼 만하다.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건축들은 거의가 회색 시멘트에 아무런 외장도 하지 않은 황량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오늘날 건조하고 자연적이지 않은 환경을 만든 건축물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건축물이 어떻게 자연과 어울릴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그게 아무리 시멘트라고 하더라도 겉에다 자신과 전혀 다른 재료를 가면처럼 쓰고 있는 것이 자연일까? 아니면 본 재료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자연일까? 사실 시멘트는 자연으로부터 채취한 재료이다. 이것이 건조하고 황량한 도시 풍경을 만들게 된 것은 시멘트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화려하게 가리려고 그 위에 덮여진 이물질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신의 본 모습을 생얼로 드러낸 점에 있어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들은 인공물 보다는 자연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84년에 준공된 타임즈 건물은 건축이 자연과 어떻게 어울려야 하며, 자연으로 부터의 혜택을 어떻게 챙겨야 하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


보면 간단하다. 물이 흐르는 천변에 건물을 지어 놓고는 물이 흐르는 쪽 벽을 없애고 그냥 물이 흐르는 대로 둔 것일 뿐이다. 어떤 미사여구도 없고, 어떠한 수사학도 없다. 그저 자연으로 향하는 벽을 터 준 게 전부다. 자연과의 어울림이란 것이 너무 어이없이 쉽다. 하긴 우리도 옛날에는 자연스럽게 산과 물의 흐름에 대해 거부하지 않고 이렇게 집을 짓고 살았었다. 단지 욕심들. 무언가 멋있어 보여야 하고, 무언가 비싸 보여야 하는 욕심들 때문에 자연으로부터 값비싼 벽을 쌓고, 건강하지 못한 허울을 얻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안도 타다오는 이런 건축을 어떤 관념이나 건축적 현학, 어떤 양식이나 취향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과 어울리고 싶은 생각만 순수하게 부여잡으면서 이렇게 쉽고도 혁신적인 건물을 디자인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쉬운데 우리는 왜 마음만 먹고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자연을 확보하고, 자연과 어울려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자연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게 하나의 욕심이 되고, 현학적 이슈로 다룰 때 자연은 오히려 더 멀어지고 벽을 쳐 버린다. 진짜 자연과 하나가 되려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하겠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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