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건물이란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경이롭다. 수직으로 반듯하게 올라간 벽, 그 위를 평평하게 덮는 지붕. 건물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조건을 이 희한하게 생긴 물체는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옆에 있는 트럭과 비교하지 않으면 건물이라고 하기 보다는 조각품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이것은 넓은 공간을 안에 품은 어엿한 건물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 BMW가 세계적인 건축가 힘멜브라우에 디자인을 의뢰하여 2007년 본사 옆에다가 지은 건물이다. 1972년에 지어진 BMW 본사도 당시 건축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기념비적인 건물이었는데, 이 건물 역시 21세기 건축계에 혁신을 일으킬 정도의 파격적인 면모를 구현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모양이 건축일 수가 있을까? 압도적인 모양으로 이 건물은 건축에 대한 선입견을 뒤집으며 지금 세계 건축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건물의 조형적 특징이 먼저 보는 사람들의 눈을 휘둥거리게 만든다. 건축물이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이 건물 앞에서는 완전히 전복되고, 우리의 상식과 눈 앞에 펼쳐지는 건물의 실제 모습 사이의 간극이 우리의 정신을 무너뜨린다. 이럴 때 우리의 생각은 작동을 멈추게 되고 그야 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바로 그 어찌할 바의 모름이 우리의 심미감을 극도로 고조시키게 되며, 극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특이하기만 한다고 해서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니다. 틀을 깨부수고 그 위에 우뚝하게 선 형태가 주는 추상적 매력. 그것이 없다면 그저 하나의 충격적인 형상에 그치고 만다.
하지만 이 건물은 상식이 전복된 그 폐허 위에 전혀 색다른, 그러나 강렬한 인상으로 무장하고 있다. 단지 건물이 아니더라도 이 건물의 모양은 그 자체로도 카리스마가 차고 넘친다. 동양적으로 표현하자면 기운생동한다. 건물의 몸통을 스피디하게 유기적으로 감싸 흐르는 곡면들과 무채색의 장중하고도 깊이 있는 색감의 어울림. 곡면들과 기하학적인 형상들의 불규칙한 만남들. 어느 것 하나도 모자람이 없이 형태의 인상과 완성도에 기여하고 있다. 유기적인 곡면이라면 응당히 가지는 부드러운 느낌과 기하학적인 형태가 가지는 일반적인 느낌 즉, 형식적이고 딱딱한 이미지가 이 형태 하나에서는 매우 복잡하게 허를 찌르면서 구사되고 있다. 유기적인 데도 딴딴하고, 기하학적인 데도 부드럽다. 금속성의 질감은 이 건축물의 디자인을 매우 부드럽게 만들면서도 파격미로 빠지는 경박함을 추스르고 있다. 이 파격적인 형태에 색깔도 파격적으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번쩍 거리면서도 차분하게 침잠하는 분위기는 마치 BMW 자동차가 건축물로 진화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건물에는 그 흔한 간판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이 건물의 이미지가 이미 BMW의 인상을 매우 축약적으로 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BMW같은 모습인데 굳이 여기에 간판하나 더 넣어서 고도로 추상화된 분위기를 망칠 수는 없다는 외침이 들리는 듯 하다. 간판이 안보이는 건물. 그것이 이 건축물의 권위와 미적 수준을 높이는 결정적인 마무리가 아닌지 싶다.
Welt라는 말은 영어로 World라는 뜻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건물은 BMW 자동차를 테마로 하는 커다란 테마파크이다. 건물 안은 BMW를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시설과 공간들이 마련되어있다.
따라서 방문자들은 자동차 BMW가 아니라 BMW의 문화를 즐기게 되어있어서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충성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건물을 디자인한 사람의 힘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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