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담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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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_ Erdem 2

2012-04-13 오전 9:41:33


꾸준히 다양한 꽃 패턴을 선보이고 있는 어뎀은 사실 꽃무늬만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꽃을 베이스로 식물이나 새, 나비 등의 자연물을 패턴으로 활용한 디자인은 다양하게 선보이지만 인간의 관념적인 도형, 즉 네모, 세모 같이 직선이 들어간 기하학적인 무늬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해 어뎀의 디자인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자연이다. 단지 컬렉션에 따라, S/S 시즌에는 상큼하고 화사한 꽃밭의 요정같이 여린 이미지를 선보이고, F/W 시즌에는 스산하게 낙엽진 가을 숲길을 표현하는 것이 잘 어울린다.


어뎀의 옷을 볼 때 염두에 두고 보면 좋은 사실은 어뎀 모랄리오글루라는 디자이너의 뿌리가 터키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은 정원이 발달한 나라이다. 그들의 정원은 픽쳐레스크라는 단어로 표현되곤 하는데, 그림 같다는 뜻이다. 즉 잡초와 덤불과 꽃이 엉켜있는 자연 그대로의 혼란하고 무질서한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게 가꾸어진 자연을 말한다. 영국 왕실에서 쓸 법한 꽃무늬 찻잔 세트나 벽지, 침구 등을 떠올리면 예쁜 것을 골라 사용하는 영국의 자연관을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어뎀의 패턴관이 영국의 영향으로 형성 된 것이라면 터키의 영향은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어뎀은 레이스도 잘 사용하는데, 사진①의 스커트 밑단에 보이는 아라베스크 무늬같이 오밀조밀한 당초무늬를 터키의 영향으로 볼 수도 있겠다. 앞서 어뎀은 기하학 무늬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그는 사진②의 원피스처럼 여러 패턴의 원단들을 기하학적 도형으로 조각 내어 이어 붙이는 방법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터키의 모스크나 궁전의 타일 장식 같다. 자연의 무늬이지만 인공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어뎀의 옷을 다시 살펴보면 그 전과 달리 보인다. 단순히 꽃무늬 패턴을 잘 쓰는 디자이너에서, 다양한 자연관을 바탕으로 옷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보일 것이다. 


어뎀을 더 상위 기준으로 분류 하자면 평면 디자인에 중점을 두는 디자이너다. 즉 옷의 구조를 바꾸기보다 무늬에 집중하는 디자이너다. 그래서 그의 컬렉션을 보면 대부분이 블라우스와 스커트, X 라인의 원피스나 길이를 길게 한 드레스, 간간히 등장하는 바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평면 디자인만으로 다양성을 주기 위해 기법적인 면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다양한 패턴을 조각 내어 이어 붙인다던가, 자수를 더해 입체감을 준다던가, 비즈나 스팽글을 이용하여 반짝임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복잡하고 화려한 패턴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옷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온 몸을 복잡한 무늬로 감싸면 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사진③처럼 레이스나 번아웃-화학적으로 투명과 불투명이 혼합된-소재, 또는 컷아웃-원단 일부를 잘라낸-소재를 사용하여 복잡하기만한 옷에 대해 일종의 쉼표를 찍어주는 것이다.



고학수 현 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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