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라는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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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클레멘츠 리베이로 ②

2012-01-30 오후 3:19:51


감동을 주는 예술 작품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놓고도 계속해서 수정,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도 생각해 보고, 저런 각도로도 살펴보고. 그러한 결과물로 나온 작품을 봤을 때 사람들은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보단 과정이라는 말이 나오나 보다.


패션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특히 색이 감성이 아닌 논리로 움직이는 분야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 동안 색이란 감각적으로 쓰는 것이며, 유행에 따라 변한다고 생각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클레멘츠 리베이로의 작품을 보면서 생각해 보자. 첫 번째 사진은 큼직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모델이다. 감색을 바탕으로 꽃잎이 풍성한 모란과 당초 무늬 같이 줄기를 곡선으로 표현하여 온몸이 꽃으로 감싸여 있는 인상을 준다.


자세히 보면 원피스에 한 가지 무늬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깨와 치마 단 부분은 비슷하지만 다른 무늬와 색으로 된 천으로 덧대어졌다. 하지만 한 눈에 다른 무늬가 들어갔다는 것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두 무늬의 명도를 비슷하게 맞췄기 때문이다.
감색바탕에 연한 노랑색의 꽃으로 된 부분과 흰색 바탕에 갈색 꽃으로 된 부분은 실제로 사진을 흑백으로 변환해서 보면 감색과 갈색, 연노랑과 흰색이 비슷한 명도로 묶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화려하고 복잡해 보이는 무늬 두 가지를 섞어 썼음에도 무난하게 하나의 옷으로 스며들어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반전이 있는데, 왜 각각의 무늬의 바탕색과 꽃무늬의 명도를 통일하지 않고 반대로 뒤집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그렇게까지 맞춘다면 두 무늬가 너무 비슷해져서 지루해졌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이 과연 감각만 가지고 가능한 디자인이었을까?


흑인 모델이 입고 있는 두 번째 사진을 살펴보자. 첫 번째 사진보다는 좀 더 명확하게 옷이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각기 다른 꽃무늬가 부드럽게 연결되고 상의의 하얀 바탕과 하의의 하얀 부분이 아름다운 대구를 이루고 있다.


두 부분 다 그라데이션으로 아래쪽으로 갈수록 색이 사라지는데, 상의는 바탕색만 없애서 위부분과 아래 부분의 꽃이 다름을 표현한 반면, 하의는 꽃무늬와 바탕이 다 하얗게 세는 느낌으로 표현해 비슷한 듯하면서도 달라보인다. 그라데이션이라는 기법으로 이렇게까지 의미를 두고 표현한 것도 결코 감각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세 번째는 다른 시즌의 옷이다. 상의와 하의가 약간 변주되어 반복된 경향을 볼 수 있다. 색으로만 보자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흑, 백으로 구성된 재킷과 치마의 흑, 백 스트라이프가 한 그룹을 이루고, 티셔츠의 분홍, 감색, 흰색에 가까운 연노랑 스트라이프와 비슷한 색 구성으로 된 호랑이 무늬 치마 부분이 한 그룹을 이룬다.


미쏘니나 에트로, 에밀리오 푸치처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들만의 무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하얀 캔버스에 자유분방하게 그림을 그리는 화가처럼, 그들은 옷에다 그림을 그린다.



고학수 현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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