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중앙역이 이탈리아 디자 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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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디자인 기행 ⑤

2012-01-12 오후 6:27:49


이탈리아 디자인의 중심은 밀라노다.
이탈리아는 도시들이 번갈아가며 역사를 이끌어온 전통이 있다. 현대 이전에 밀라노는 이탈리아 내에서 명함도 못 내미는 곳이었지만 현대, 정확히 말하면 산업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밀라노는 15세기에 피렌체나 베니스가 그랬던 것같은 역할을 했다다고 한다.


디자인의 수도라고 하기엔…
밀라노 시내를 걸어 다니다 보면 이탈리아 내에서 가장 현대적인 풍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좀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근대를 상징하는 전차가 지금도 멀쩡히 다니고 있고, 흑백 사진으로만 보던 신고전주의적 스타일의 건축물들이 아직도 굳건하게 서 있으니, 현대문물로만 무장되어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밀라노의 이런 분위기는 오히려 고전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모두가 상대적이다. 피렌체나 베니스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중소도시를 다녀보면 밀라노의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현대적이고 낯선 곳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아무튼 이탈리아 내에서도 밀라노는 상대적이긴 하지만 디자인이라는 현대적 문물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있고, 그것은 도시 속의 여러 시설들이나 분위기에서 많이 노출되고 있다.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분위기도 그렇지만 도심 속에서 사람들의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공공 시설물들에서도 이탈리아스러운 디자인적 배려들이 눈에 띈다.


기능적이면서도 이탈리아 특유의 재기발랄한 디자인적 인상들이 전화기나 쓰레기 통 등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다.



비록 새 것이 주는 산뜻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손잡이 색깔하나, 벽의 색깔 하나로 누추하지 않게, 낡아 보이지 않게 만드는 감각적인 디자인 손길들이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지하철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과연 이탈리아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만든다.


그러나 현대 우리나라의 수준에서는 많은 부분이 흡족하지는 않다. 이탈리아의 명성을 생각하면 밀라노 도심의 세밀한 부분들의 디자인은 조금 실망스럽긴 하다. 패션 브랜드들의 그 도도하고 극도의 세련된 감각을 생각하면 일상 공간의 디자인들은 대단히 배려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는 디자인 수도, 패션의 본고장이라는 이름의 허상이 더 커보이는 게 사실이다. 좀 모자라는 부분이 있기는 해도 우리나라의 사정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디자인이라는 관념적 공간과 일상 공간의 이러한 괴리는 앞으로 디자인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사실은 지금의 한국 시각에서 이탈리아를 보기 때문에 느껴지는 공백인지도 모른다.


현대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한 때를 생각하면 다소 누추해 보이는 것들도 만들어질 당시에는 상당히 현대적인 풍모를 가지고 세상에 등장했던 것들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밀라노 시내를 들어오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관문인 장엄한 밀라노 중앙역이다.


그냥 거대한 역으로 볼 지 모르겠지만 이 역은 이탈리아의 현대 디자인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건물이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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