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을 닮은 패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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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_ 보라 악수 ②

2012-01-05 오후 4:00:25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지도 못하는 옷을 보여주는 패션쇼를 왜 하는 것이냐고 묻는다. 가장 명쾌한 비유는 패션쇼에서 선보이는 옷들은 모터쇼에서 보여지는 콘셉카와 같다는 것이다. 콘셉카처럼 지금 당장 생산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미래에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수익창출이 목표인 기업은 패션쇼를 통해 당장 팔릴 수 있는 옷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팔릴 수 있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누가 알 수 있을까? 작년에 유행하던 겨울 코트의 실루엣이나 소재를 바꾸는 것이 디자이너가 할 일인가? 어딘가에서 불어 온 유행의 변화를 감지하고 베끼는 것이 디자이너의 일인가? 이것이 기업형 브랜드의 현실 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새로 불어 온 유행은 누구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바로 자신의 브랜드 철학과 미래상을 제시하기 위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쇼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디자이너의 작품은 곧 콘셉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환상적이며 예술작품에 가깝다. 그들은 옷으로 현재가 아닌 향후 10년, 아니 그보다도 더 먼 미래까지도 제안한다. 그래서 그들의 옷은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실제 팔리는 옷은 현실에서 입을 수 있는 간소화한 옷이라 할 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패션 디자이너는 예술가에 비견할 만하다. 또한 표현의 한계 없이 상상의 극단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패션 디자인은 예술과 맞닿아 있다.


터키 출신으로 런던 컬렉션에 서고 있는 보라 악수는 새롭게 떠오르는 디자이너 중에서도 이러한 예술가적 작품 성향이 다분한 디자이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선보인 그의 패션쇼를 살펴보면 자신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계단을 오르듯 자신의 세계를 견고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옷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디테일 기법을 활용한 표면 장식이다. 특히 서로 다른 천을 레이스업 방식, 즉 코르셋의 리본 끈처럼 엮는 방식이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라고 할 만큼 여러 컬렉션을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서로 다른 두 조각을 연결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레이스업 자체를 표면 장식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 장식적 기능 때문에 레이스업 형태를 고스란히 닮은 니트로 표현되기도 한다. 복잡한 니팅 기술은 보라 악수의 옷을 더욱 예술적으로 만드는데 일조한다. 마치 혈관이 엉켜 있듯 서로 엮인 표면 장식은 드레이프처럼 자연스러운 주름이나 기계주름처럼 인위적인 주름과 어우러져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표면 장식은 옷뿐 아니라 다리까지도 확장된다.


색은 SS 시즌에는 하양, 베이지, 연노랑, 연분홍 등 파스텔처럼 희뿌연 듯한 느낌을 주는 고명도, FW 시즌은 검정, 진회색, 진녹색등 저명도로 이분화 되지만 중채도를 유지하여 일관성을 준다. 표면장식이나 색의 사용은 어둡고, 무겁고 진지한 이미지를 주지만 가벼운 소재를 통해 전체적인이미지의 무게감을 조율한다. 투명한 소재, 새진, 리본, 레이스 등을 사용하여 어둡지만 로맨틱함을 놓치지 않는다.



고학수 현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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