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현상을 교묘하게 활용하는 재주
가+
가-
Great New Designer 시몬 로샤

2011-12-02 오전 10:34:37


아무래도 개그 콘서트의 패션 No.5 이야기를 다시 해야겠다. 이들의 개그를 보면 디자이너의 철학과 예술성이 담겨있는 패션이 한 끗 차이로 얼마나 난해하고 우스꽝스럽게 받아들여지는지 사무치게 느낄 수 있다.


누구나 멋져 보이고 싶으면서도 너무 튀는 건 싫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런웨이 위의 (자신들이) 평소에 입을 수 없는 옷들은 여전히 이해 불가의 대상이다. 퍽퍽한 삶에 안 그래도 생각하고 결정해야 될 일도 너무 많은데 옷으로까지 고민하고 싶지 않은 갑남을녀에겐 손가락이 여섯 개씩 달리고, 원래 신체 치수보다도 세 배 이상씩 큰 옷들은,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이상한 세계일 뿐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평범하게 옷 잘 입고 싶은 사람들은 남들과 다르고 싶어한다. 지루한 것은 싫은 것이다. 이 튀고 싶지 않으면서도 튀고 싶은 모순된 감정을 어떻게 해소시켜 줄 수 있을까?


올 가을, 겨울 유행 아이템으로 알아보자. 최근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몸판과 다른 소재의 소매, 특히 퍼 소재를 이용하여 팔에 볼륨감을 준 코트나, 다른 색으로 분할된 트렌치 코트가 그 답이다.


조금 더 원리적인 접근을 한다면, 옷의 구조가 바뀌었는가, 구조는 그대로이면서 표피만 바뀌었는가를 살피면 된다. 예컨데 팔이 두 개 달린 옷이 지겨워 더 멋있는 옷을 입고 싶을 때 소매가 세 개 달린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소매의 소재가 럭셔리한 퍼 소재로 된 재킷을 산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옷 잘 입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을 때는, 기본 아이템에서 소재나 라인이 조금 변형된 옷을 찾으면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패션 디자이너들 대부분도 매 시즌 기존 옷의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소재나 라인, 무늬, 색 등 표면적인 부분만 바꾸면서 유행을 만들어낸다. 역사에 남는 혁신적인 디자이너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이 옷의 구조를 바꾼 디자인을 했을 뿐이다.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옷의 구조가 바뀌었을 때 사람들은, 감탄하며 찬사를 보내거나, 이해 하지 못하고 웃음거리로 만든다.


다시 신인 디자이너 시몬 로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처음 그녀의 컬렉션을 보고 마르틴 마르지엘라가 생각났던 것은 또 한 명의 구조를 건드리는 디자이너의 탄생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가 영리한 것은 구조를 바꾼 듯 하면서도 실은 바꾸지 않은 옷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것은 그녀가 시각적인 착시 현상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첫 컬렉션부터 지금까지 옷의 일부분을 오려내거나, 투명한 천을 덧대 그 안의 부분의 구조가 눈에 드러나도록 하는 디자인을 발전시켜 왔다. 서양 옷의 뼈대를 이루는, 즉 심지가 들어간 두꺼운 부분은 남겨두고 재킷이나 블라우스의 몸판 앞면들, 바지나 치마의 앞면을 홀랑 그대로 잘라내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얻은 것은, 옷이 굉장히 실험적으로 보이면서도 실생활에서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웨어러블한 옷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앞에서 봤을 때는 평범하고 투박한 남성용 스웨이드 구두 같은데, 실은 투명한 아크릴을 굽으로 덧댄 힐 같은 아이디어는 샤넬의 투톤 슈즈 버금갈 정도로 착시를 잘 이용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고학수 현 디자인 연구소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