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멘디니의 프루스트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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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1-11-24 오후 4:23:44


‘디자인이란 이러저러해야 한다’라는 말들을 독선으로 만들어버리는 디자인은 주로 이탈리아에서 많이 나왔다.


여기서 말하는 이러해야 한다라는 독선이란 예컨대 디자인이란 기능을 빼고서는 말을 할 수 없다라는 식의 언급들을 뜻한다. 물질에 원자가 있듯이 누가 나와도 바꿀 수 없을 정도의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맞는 말인 것 같지만 디자인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확고부동한 진리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7~80년 대 이탈리아 디자인은 그런 것을 몸소 입증했고, 덕분에 기능주의가 완전 장악하고 있던 세계 디자인계를 흔들어 놓았다. 절대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것이 무너지니까 디자인에 대한 모든 것은 바뀌거나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최첨단에서 끌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이탈리아의 안레산드로 멘디니였다. 그는 70년대부터 이탈리아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실험하면서 이탈리아 디자인의 가능성을 넓힘과 동시에 세계 디자인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의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프루스트’ 의자를 보면 당시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새로운 디자인관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어느 앤틱 숍에서 샀음직한 고전적인 소파에 점묘파의 기법으로 의자 전체를 칠했다. 그게 그가 한 일의 전부였다. 그런데도 이게 어떻게 디자인이 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이 의자에 담긴 멘디니의 정신 때문이었다. 꼭 디자인이 새로운 기술과 재료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가? 오히려 자연과 자원을 생각한다면 기존의 오래된 것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오래된 것을 활용해서 새로운 것을 대체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디자인이 예술과도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을 다양한 색깔의 점묘로 간접적으로 설명한 듯하다. 아무튼 그의 이런 시각적 주장은 당시 디자인계에는 아킬레스 건이 되었고, 무조건 많이 만들고 무조건 많이 팔아야 할 것 같은 당시의 디자인관에 대해 참회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이런 변화를 촉발했던 프루스트 의자는 문제 제기만 하고 자신이 의자라는 것을 그렇게 많이 입증하지 못한다. 이렇게 예술적인 의자에 어떻게 엉덩이를 실어 앉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이 의자는 앉기 위한 기능성 보다는 디자인의 근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이 세상에는 쓸모 있는 의자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좀 욕을 먹는다 하더라도 이 의자 하나쯤은 앉기가 불편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것보다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이 의자를 통해 바꾸고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 아닐까 싶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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