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여닫는 옷 ‘카프탄’ 원조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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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0 오후 2:20:25

터키는 유라시아판과 아라비아판이 만나는 단층 지대에 있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23일 7.2의 강진이 터키 동부를 강타했다. 1976년, 1999년에도 강도 7 이상의 지진으로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 6.25전쟁 때 유엔군으로 참전한 터키에 우리나라에서 온 국민이 구호 모금에 동참하고 있고, 대기업들도 도움의 손길을 펴는가 하면, 정부에서도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수교 54년의 우정이 재확인 되는 따뜻함이다. 터키는 서남아시아의 아나톨리아와 유럽 남동부 발칸 반도, 동부 트라키아에 걸친 나라이다. 두 지역 사이로 흐르는 바다와 해협이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이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적 위치로 인해 역사적으로 동방과 서방의 문화를 연결하는 교차로 역할을 해 왔다.


오늘날 세계인이 착용하고 있는 의복 형태는 십자군 전쟁을 통한 문화적 대합성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십자군 원정 시까지 유럽인들은 한 장의 천을 적당히 두르거나 통자루 형의 옷(tunic)을 입었다. 통자루 형의 옷은 어깨 쪽에 구멍을 내고 그곳으로 머리를 내어 놓도록 만든 옷(貫頭衣)이었다. 머리를 내밀어 입는 옷이란 불편하기 이를 데 없는 형태이다. 이런 불편한 옷을 입고 십자군 원정이라는 멀고, 긴 전쟁을 치렀던 것이다.


옷의 앞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방법은 십자군 전쟁을 통해서 서 유럽인들이 배워간 지혜라고 한다. 이렇게 앞을 여닫을 수 있는 의복의 형태를 ‘카프탄(Caftan Type)’이라 한다. 오늘날도 의복이 다양하게 발달하였지만, 앞을 열고 닫는 방식은 옷의 구성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므로 카프탄의 시작이나 전달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학자들 중에는 카프탄 타입의 근원을 터키에 두기도 한다.  십자군 전쟁이 셀주크 터어키가 성지를 점령한데서 발발하였고, 술탄의 화려한 카프탄이 15세기경 것부터 잘 보관 진열되어 있어서, 찬란하고 막강했던 오스만 투루크 제국의 흔적을 보면서 카프탄이 그들의 옷이라는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일찍이 유목 민족이었던 돌궐족(투르크)은 중앙아시아 지역은 물론 멀리 고구려 지역까지를 누비고 다녔다. 그들이 말하는 ‘피를 나눈 형제’로서의 관계에는 역사적으로 뒷받침 할만한 근거는 희박해 보이지만, 때론 적으로, 때론 연합군으로 오랜 세월 관계를 맺어왔던 것은 확실하다. 동로마에 고구려에 대한 지식도 돌궐족에 의해 전해졌다는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단다.


고구려도 기본 의복이 카프탄 타입이었다.  앞을 여미고 대(帶)로 묶으면 북방 유목민으로서 활동에도 적합하고, 보온에도 좋았다. 언제부터 입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몽고 고원에서 발굴된 AD 1세기경의 유물이 고구려의 벽화에 나타난 카프탄 타입과 동일하다. 돌궐족이 역사상 등장한 6세기 중엽보다 훨씬 이전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고구려의 옷을 배워 갔을 가능성도 있다.  카프탄 타입의 근원이 몽골, 더 나아가 남하한 고구려인, 우리 조상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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