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의 마크 제이콥스 만큼이나 대중적으로 인기를 누리다가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디자이너가 있다. 패션쇼의 드라마틱함은 존 갈리아노를 뺨쳤고, 기괴하면서도 예술적인 옷은 알렉산더 맥퀸 저리가라 였던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 바로 그 티에리 뮈글러가 레이디 가가의 스타일리스트 니콜라 포미체티를 영입하고 ‘뮈글러’라는 이름으로 21세기에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렇다면 티에리 뮈글러는 과연 어떤 디자이너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패션 디자이너 중에는 연예인적 끼가 다분한 디자이너들이 많다. 톰 포드, 토미 힐피거는 실제 연기자를 꿈꾸기도 했고, 미우치아 프라다는 마임을 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작은 소도시 스트라스부르흐에서 태어난 티에리 뮈글러도 어렸을 적부터 끼가 있었던가 보다. 9살 때부터 춤을 배우기 시작해 14살에는 지방 오페라단에 합류하게 된다. 이 때 그는 조명 효과라던지 무대 의상, 무대 연출법 등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그의 컬렉션이 유독 대형 컬렉션에서 극적인 무대로 연출되었던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한 그는 24살이 되자 파리로 들어가고 부티크를 열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파리와 밀라노, 런던, 바르셀로나의 기성복 브랜드를 위해 일했다. 1973년에 ‘파리의 카페Cafe de Paris’라는 그의 개인적인 첫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그 컬렉션은 섹시하고, 매혹적이며 자신감에 차있는 파리지앵의 이미지를 환기시켰으며 앞으로의 티에리 뮈글러가 선보일 극도의 여성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영향력 있는 패션 에디터가 그의 경력을 쌓는데 도움을 주었다. 1976년 티에리 뮈글러는 그녀의 조언을 받아들여 도쿄에서 시세이도의 행사에서 그의 작품을 선보였고 곧 남성복 라인도 만들었다. 그는 1980년대와 90년대에 국제적으로, 상업적으로, 대중적으로 성공하게 된다. 1992년에는 오뜨 꾸튀르 컬렉션도 선보인다.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명확하다. 여성에게는 극대화된 여성성을, 남성에게는 극대화된 남성성을 입힌다. 그래서 실루엣은 여성은 허리를 꽉 조이는 모래시계형, 남성은 어꺠가 널찍한 역삼각형이 많다.
티에리 뮈글러하면 사진①에서 보이는 까맣고 번쩍이는 라텍스 레깅스가 떠오른다. 그는 여성의 섹시함을 표현하기 위해 검은색으로 실루엣이 드러나는 라텍스나 망사, 가죽 등을 즐겨 썼다.
소재뿐 아니라 커팅 된 옷의 라인이라던가, 액세서리의 형태를 보면 그가 단순히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는 풋내기 디자이너가 아닌, 정말 프랑스를 대표할 만한 디자이너였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컬렉션을 살펴보면 반복되는 주제가 있다. 곤충과 여성, 외계인과 여성 등 이종교배 된 일명 하이브리드 여성상이다. 결국 여성의 섹시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그의 디자인 방법론인데, 이러한 방법은 극적인 무대의상에 적합해 보인다. 이러한 방법론 덕분에 2002년에는 태양의 서커스팀과 콜래보레이션하여 무대 의상을 만들었고, 2009년에는 비욘세의 월드투어 의상을 만들기도 했다.
고학수 현 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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