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는 과정에 서 빚어진 부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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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9 오전 10:11:26

스페인 디자인의 독특한 매력은 서로 다른 문화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유럽의 문화적 분위기가 그래서 스페인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다.
덕분에 스페인은 우리에게 낯설은 유럽 안에서도 낯설고 새로운 영감을 던져주는 나라가 되었다.



문화 융합의 한복판
사실 스페인에서 디자인을 논의하기는 좀 어색하다. 산업혁명의 역사나 기업의 활동이 별로 감지되지 않는 문화이다 보니 온전히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움직임들이 흔하게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활약하는 디자이너들의 활동을 보아도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경계선에 있는 듯 한 경우가 많다. 그것이 스페인 디자인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가우디의 건축만큼은 디자인의 영역에서도 큰 마찰 없이 논의가 되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무력하게 만들만큼 압도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우디를 논의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 같은 사람으로서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디자인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점이다.


디자인이 되었든 순수미술이 되었든 시간의 흐름에도 전혀 빛바래지 않는 창조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강렬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가우디를 비롯한 스페인의 조형예술이 이처럼 독특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서로 상충되는 문화들이 옛날부터 충돌해 왔던 스페인 특유의 역사에서 그 원인을 찾지 않을 수 없다. 가우디의 까사 비센스의 부분을 한 번 보자.


타일과 벽돌로 이루어진 이국적인 외관은 무척이나 낯설면서도 매력적이다.


최첨단 재료와 공법으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21세기에도 이 단순한 재료들이 자아내는 이미지는 여전히 강렬하다. 단지 개인의 창의력의 힘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초월적이다. 가우디의 이런 창조력은 아랍 문화의 흔적이 여전히 도처에 남아있는 스페인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납득할 만하다.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는 과거 아라비아의 문화가 온전히 남아있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유명하다. 이 알함브라 궁전을 살펴보면 가우디의 이국적 이미지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전경을 보더라도 가우디의 근대 디자인이 어디에서 유전자를 얻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이국적인 재료와 모양새들은 가우디의 명작 중 하나인 구엘 공원의 이미지와 같은 맥락을 느낄 수 있다.


어떤 구체적 형상보다는 무늬를 통해 종교적 표현을 했었던 아랍 고전문화의 조형적 특징들은 건물에서 타일 장식의 비중을 크게 했었다. 알함브라 궁전에도 그런 고전적인 특징들이 뚜렷이 보인다.
좀 더 타일의 화려한 장식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고전적이지만 세련되고 화려한 면모들을 잘 느낄 수 있다.


가우디의 건축물에서는 타일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문양이나 장식들이 화려하게, 그러나 매우 독창적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아랍의 고전문화 영향을 받았던 스페인 문화의 전통적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냥 타일만 보면 어떤 것이 옛날 것이고 어떤 것이 가우디의 작품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가우디의 건축이 아랍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가우디의 천재성을 폄하할 수는 없지만 이슬람 문화와 서유럽문화가 충돌을 일으켰던 스페인 특유의 역사적 경험이 그의 천재성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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