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환상을 만드는게 스페인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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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오후 2:48:18


열정의 나라, 스페인에도 디자인이 필요할까? 상업성과 기능성이란 거대한 현실의 장벽에 갇혀있는 디자인을 생각하면, 환상적인 현실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에서 굳이 디자인이란 게 있을 이유가 뭘까 싶다.


환상인가 현실인가!


스페인이란 단어에서는 현실 위에 둥둥 떠 있는 어떤 환상의 유전자가 느껴진다. 아닌게 아니라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면모에서 이미 그런 인상이 감지된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사람들을 볼 때처럼 ‘아름답다’거나 ‘세련되었다’라는 기준은 이들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적용하기가 좀 어려운 느낌이다. 그런 기준은 스페인 사람들을 현실의 땅 바닥에 납작 엎드리게 만드는 무리한 기준인 것 같다. 마치 피카소의 그림을 두고 색의 아름다움이나 데생력을 따지는 격이라고나 할까…



단지 이국적이라는 말로만은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특징이다. 왜냐면 스페인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이런 초현실적 이미지는 옷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나 예술작품, 기타 생활상 곳곳에까지 스며들기 때문이다. 열대식물과 고전적인 건물들이 어울려 있는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스페인을 환상적이라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런 자연스러운 부분 보다는 좀 더 인위적인 부분들, 색을 선택하고 형태를 만들어가는 태도, 너무나 무리한 모양새이지만 그것을 즐겁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스페인 문화의 태도나 입장들이 스페인을 세상 어디에도 불가능할 것 같은 환상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 장소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 일상적인 공간 안에서도 환상적이고도 뜸금 없는 시도나 경관이 펼쳐지는 것들을 보면 이런 환상적 일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 스페인의 문화적 저력이나 독특함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런 결과들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 스페인 사람들이 합의하지 않았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란 걸 알게 되면 스페인에 대해서 놀라게 되는 포인트가 달라지게 된다.



의도적 환상만들기
흔히 말하는 ‘고전과 현대’, ‘기독교 문명’과 ‘아랍 문명’이 교차한 곳.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짬뽕되어서 매우 독특한 결과물을 낳았다는 생각이 스페인의 환상적 현실의 원인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스페인 사람들의 놀라운 예술성, 태생적으로 타고난 예술적 피와 인종적 차이 등이 우연히 만든 것 같지만 정확한 목적의식이 없었다면,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일정한 취향이 없었다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그 가장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안톤 가우디’의 작품이다.


사람이 사는 집을 이렇게 만들 때는 이런 집에 살아야 할 사람으로부터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점을 깨닫고 보면 좀 다른 모습으로 환상적인 가우디의 작품이 우리 앞에 다가 올 것이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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