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형광색ㆍ레이스 소재의 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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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4 오후 3:39:27


2NE1처럼 제대로 놀 줄 아는 여성 그룹의 등장으로 섹시와 청순의 코드로 가득했던 가요계가 더욱 풍부해졌고, 피겨여왕 김연아의 등장은 수많은 소녀들에게 제2의 김연아를 꿈꾸게 만들었다.


어느 분야든 대형 신인의 등장은 그 분야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그라졌던 열정에 불을 붙여주고, 무한한 감동과 새로운 영감을 준다.


패션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세계적인 명품 기업들이 모두가 열망하는 브랜드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만 믿고 진부한 디자인을 쏟아내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베르사체가 한 동안 주춤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베르사체는 이탈리아의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섹시한 이미지를 선보인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였지만 그 이미지의 남발이 사람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던 것이다.


이 베르사체의 서브 브랜드, 베르수스에 점차 활력을 넣고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 이 디자이너는 비단 베르수스 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분명 21세기 패션계에 떠오른 보물 같은 존재이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크리스토퍼 케인, 전 세계 패션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그의 첫 컬렉션은 훗날 21세기 초반의 패션사를 설명할 때 반드시 언급될 것이다. 그 만큼 강렬했던 데뷔 무대였다. 


과연 무엇 때문에 그의 컬렉션은 특별히 기억에 남고 감동을 줬던 것일까? 바로 그만의 독특한 형광색과 레이스 소재의 사용방법 때문이다. 그의 데뷔 컬렉션인 2007년 S/S 시즌과 비슷했던 2011 S/S 컬렉션을 보면서 그의 비밀을 파헤쳐 보자.


남들이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보는 눈
형광색은 자연스러운 색이 아니다, 인공적인 색이다. 작은 면적으로도 눈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옷에서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청소부나 경찰복의 조끼로 나타나는 정도다. 또는 해운대 앞바다를 수 놓는 한철 피서용의 저렴한 색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형광색을 크리스토퍼 케인은 옷 전면에 고급스럽게 내세운다. 그래서 1차적으로 그의 옷은 강렬하다. 강렬하기만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답다. 왜 그럴까?


비밀은 색의 대비 때문이다. 개개인의 취향은 있을지언정, 어떤 색도 단독적으로 예쁜 색, 예쁘지 않은 색을 논할 수 없다. 다시 말해 2가지 이상의 색이 만났을 때의 조화를 보고 ‘아름답다!’, ‘예쁘네~’, ‘별론데…’ 의 강렬함 정도를 판단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크리스토퍼 케인은 남들이 잘 쓰지 않는 형광색을 중심으로 여러 색상조합을 대비시켜 아름답다는 찬사를 받은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그림 ①에서는 강렬한 형광 노란색과 저채도인 갈색의 대비, 그림 ②에선 선으로 나타난 형광 분홍색과 화려한 동양적인 꽃무늬와의 면적대비, 그림 ③은 약간 채도가 떨어진 형광 주황색과 하늘색 자수가 놓인 보색대비 등 강렬한 형광색에 논리적인 관계를 가진 색의 대비가 면밀히 이루어졌던 것이다.


강렬한 색을 이토록 편안하면서도 아름답게, 또 섹시하게 보이게 만드는 크리스토퍼 케인의 능력은 일찌감치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눈에 띄어 그를 후원하게 했고, 차세대 베르사체를 이끌어 갈 디자이너로 훈련되고 있는 중이다.



고학수 현 디자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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