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 부츠도 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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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오후 2:26:00

유행은 언제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내고, 꿈같은 무대를 연출하며 동화를 만들어 낸다. 우중충한 장마에도 거리를 산뜻하게 장식하는 것이 레인 부츠다. 지리한 장마에도 예쁘게 보이는 것은 유행이기 때문일 것이다. 레인부츠의 유행은 2005년 영국 글래스틴베리 록 페스티벌에서 검은색 장화를 신은 모델 케이트 모스의 파파라치 사진이 전 세계에 뿌려지면서 시작되었다. 모스의 팬들, 할리우드 스타들뿐만 아니라 국내 패셔니스타들까지 레인부츠를 신으면서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왔다. 고대 서아시아나 북 유럽인들이 동물의 가죽으로 목이 긴 부츠를 만들어 신었다. 뒤이어 그리스, 로마에서 여행할 때나 병사들이 신었다. 그리고 추위를 막기 위해, 귀족들은 승마나 사냥, 그리고 전쟁터에서 지속적으로 신었다. 레인부츠의 주 재료가 되고 있는 고무는 콜럼버스가 처음 유럽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839년 미국의 굿이어를 시작으로 영국의 과학자들이 실용적인 고무 생산에 박차를 가한 결과 1860년 이후 영국이 고무 산업국이 되면서 더욱 질 좋은 고무를 생산할 수 있었다. 바로 이렇게 만들어진 고무가 방수성 때문에 비를 막는 장화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레인부츠는 ‘웰링톤 부츠’로도 불린다.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꺾은 영국 장군 웰링턴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그가 목이 긴 독일의 헤이시안 부츠를 신은 데서 유래한다. 그러던 장화가 유행 아이템이 되어 계절을 넘나들며 사랑 받고 있다. 투박하고 검은 장화가 아닌, 화사하고 다채로운 비비드 색상에 다양한 모양의 레인부츠가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장화치고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보통 10여만 원에서 80여만 원에 이르기까지 모양과 가격이 다양하다. 레인부츠의 유행에 편승하여 레인웨어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레인부츠는 밋밋하기 쉬운 레인코트에 강한 포인트를 주며 쌍을 이루는 레인코트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방수 기능은 물론 활동하기 편한 고급 소재에 모양도 색상도 세련되었다. 그 옛날 촌스럽던 우의와 장화는 이제 레인코트와 레인부츠라는 도시적인 레인웨어로 거듭난 것이다. 레인웨어가 유행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비 올 때나 안 올 때나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변덕스러운 날씨가 잦아지자 언제나 입을 수 있는 세련된 레인웨어가 더욱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어느 회사가 이번 시즌 출시한 레인웨어는 장마가 시작되기도 전에 판매율이 80%를 넘었다고 한다. 또 미국 골프 브랜드 잭니클라우스는 보통 땐 나들이용 코트로 입다가 비가 오면 레인코트로 활용할 수 있는 여행용 레인코트를 300장 생산했는데, 현재 250장 정도 팔렸다고 한다. 독일 브랜드 보그너도 최근 한 달 간 레인 아이템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2배 가량 늘었단다. 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모두 유행의 힘인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멋있는 레인웨어를 입은 여성들이 우중충해지기 쉬운 장마의 거리를 로맨틱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화사하게 바꾸어 주지는 않을는지….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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