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계의 이세이, 옷의 구조를 실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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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앨리스 팔머 ①

2011-06-20 오전 9:43:01


패션 소재는 짜임의 구조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씨실과 날실, 즉 수직으로 만나는 두 방향의 실이 교차되어 짜이는 ‘직물’과, 한 가닥의 실이 계속해서 엮이면서 면을 만들어가는 ‘편물’, 즉 니트가 있다.


선이었던 실이 엮여 2차원의 면을 만들어 낸다는 것 말고는 직물과 편물은 그 특성이 다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는 신축성이다. 실 하나로 짜이는 니트는 고리와 고리가 연결돼 만들어지는 그 구조적 특성 때문에 직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축성이 생기며, 포근함이 느껴진다.


여자친구가 떠주는 목도리, 어머니가 뜨개질해 만들어주는 스웨터뿐만 아니라, 편하게 입는 면 티셔츠나 일명 츄리닝 바지, 맨투맨 티셔츠, 짚업 후드 티 등이 편물 조직이며 패션사에 꼭 언급되는 초창기 샤넬의 저지 수트도 알고 보면 니트 조직으로 짜인 천이다. 즉, 신축성이 있어서 니트는 편안하다.


니트라는 소재를 가지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낸 디자이너도 많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컬러와 위트로 프랑스적 감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소니아 리키엘이나, 독특한 화려한 무늬가 특징인 미소니, 화려한 칼라로 세계를 한때 제패했던 베네통까지. 지금까지 사랑 받은 니트는 화려한 색과 무늬, 즉 평면 구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의 니트는 달라졌다. 더 이상 니트는 평면의 2차원적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3차원적 변화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다시 말해, 2000년대 이후 니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은 니트라는 소재로 옷의 구조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디자이너 중 한명인 앨리스 팔머를 소개한다. 


니트의 신축성, 주름의 신축성
앨리스 팔머는 스코트랜드 출신으로 런던 컬렉션에서 활동하고 있다. ‘화석의 전사 Fossil Warriors’ 라는 주제의 2011년 S/S 컬렉션에서 그녀는 너무도 독특한 소재감으로 니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치 종이로 아코디언 주름을 잡은 듯 요철이 있는 표면인데 색을 이중으로 해서 더욱 깊이감이 있어 보인다.


사진은 마치 삼엽충이 옷으로 승화한 것 같다. 실제로 그녀는 이 컬렉션을 역사 박물관에서 공룡의 화석이나 뼈를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비대칭으로 구성 된 이 원피스는 넓게 펴지는 면과 좁게 오므라드는 부분이 대비를 이루면서 올록복록 주름 잡힌 표면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치 주름으로 세계 패션계를 주름잡은 이세이 미야케가 연상된다. 이세이 미야케는 직물에 주름 가공을 하여 천이 힘을 받도록 했으며 이것을 이용하여 새로운 구조를 많이 선보인 디자이너다.


게다가 플리츠 플리즈의 매력은 인체를 조각품처럼 보여주는 획기적인 구조나 형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름을 통해 직물이 신축성을 획득하여 인체를 편안하게 해줬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편하면서도 아름다운 옷, 패션 디자이너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가치 아닌가.


어쨌든 원래 신축성이 있는 니트에 주름으로 다시 신축성을 첨가했으니 그녀의 옷이 얼마나 편할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한 가지 더, 니트의 단점은 입은 사람의 부피를 확장시켜 보인다는데 있다. 하지만 니트에 주름 처리를 함으로써, 실루엣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니트의 주름처리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직물은 디자이너 개인이 짤 수 없지만, 니트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구상 단계부터 직접 아이디어를 내 짤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는 앨리스 팔머. 니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그녀의 다음 컬렉션도 기대해 본다.



고학수 현 디자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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