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도의 경지에 오른 건축가가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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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2 오후 4:19:33

프랑스 출신의 유명 건축가들이 적은 수는 아니지만 아직까지 르 코르뷔지에를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은 있을까 싶다.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꼽히면서도 현대 건축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도달한 건축가. 단지 시멘트만으로 세상에 길이 남을 명작을 만들어 놓고 갔다. 프랑스에서 베르사이유나 노틀담만을 챙기고 르 코르뷔지에를 못 본다면 그것만큼 아쉬운 일도 없다   


현대 건축의 선구자 ‘르 코르뷔지에’


한낱 시멘트 덩어리가 우리의 마음을 쿵쾅거리게 한다는 것은 좀체로 믿을 수가 없다. 감동적인 음악이나, 간혹 가다 그림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자아내는 경우는 있다. 그런데 프랑스가 자랑하는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은 집이 단지 사람들이 살기 위해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키기 위해 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초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사부와 빌라를 보자.



건물 앞에서 본 모습은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전형적인 모더니즘 건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70년 대에 유행했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현대 건축이라고 해서 철골 구조와 콘크리트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 빠른 시간에 가장 경제적으로 짓는 스타일이다. 1차 대전에 패했던 독일을 중심으로 삽시간에 세계로 퍼져 나갔는데, 말은 현대 건축이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입방체를 공급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할애했던 건축방식이었다. 당연히 건물의 아름다움이나, 주변 경관과의 관계 공간구성과 같은 것들은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미스 반 데어 로헤라는 현대 건축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건축가의 시그램 빌딩을 보면 우리나라 강남의 아파트나 시내 한 복판을 채우고 있는 고층 빌딩과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사람이 사는 입방체 공간만을 효율적으로 만들고자 한 흔적이 농후하다. 이런 건축이 집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런 건축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건조한 형태와 건조한 공간, 주변과 관련 없이 디자인된 모양들이 이제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피로감과 정서적 황폐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반 모더니즘적 경향은 이런 문제를 바탕으로 일어난 것이었다.



모더니즘인가? 포스트 모더니즘인가?


바깥에서 보면 르 코르뷔지에의 사부와 빌라는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 건축과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 건물이 만들어진 것은 2차 대전 전이니 이런 자그마한 모더니즘 주택이 부서지지 않고 있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다. 여타의 모더니즘 건축물 같았으면 이런 주택 정도면 이미 부서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사실 이 건물은 한 번 부서질 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시에 문화부 장관을 맡고 있던 앙드레 말로가 극구 말리는 바람에 무사히 살아남게 되기도 했다. 그런 위기를 넘긴 다음인지 지금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화적 유산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건물을 왜 앙드레 말로는 현대 건축의 기념비적 작품이라면서 훼손을 막은 것일까? 그것은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안다.


겉에서 볼 때는 입방체 공간으로 된 건물 같았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이처럼 확트인 공간이 나온다. 천정이 뚫려있고 집안에서도 저멀리 하늘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밖에서는 닫혀있고, 안에서는 열려있다. 오늘날 시각에서도 대단한 수준의 건축적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이게 2차 대전 전의 건축이니 프랑스가 르 코르뷔지에를 자랑할 만하지 않은가. 2차 대전 이후 최대 걸작인 롱샹 성당은 훨씬 더 강렬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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