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많이 본 듯, 그러나 생소한 건축물
가+
가-

2011-05-27 오후 3:33:00

고풍적인 프랑스를 채우고 있는 최신식 건물들 중에서는 우리와 관련이 있는 것들도 많다. 직접적인 관계보다는, 같은 건축가가 우리나라에도 건물을 설계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프랑스의 현대 건물들을 살펴보면 좀 더 프랑스 건축이 살갑게 다가온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가 알고 있는 건축가들


남산 자락에 깃들여 있는 건축물 중에서 꽤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건물이 리움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세 명이 함께 설계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었는데, 산허리의 경사면을 기가 막히게 살린 외모도 출중하지만, 넓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드라마틱하고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내부 공간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아직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손길이 닿기 어려웠던 때라 세 명의 기라성 같은 건축가들이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뉴스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좁은 장소에 세계 최고의 건축가들을 골방에 넣어 놓고는 좋은 건축물을 내어 놓으라고 한 것처럼 느껴져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이때 참여 했던 건축가 중에 한 사람이 프랑스를 지금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 누벨이다. 그의 이름이 세계에 새겨지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물이 프랑스에 있다.


바로 ‘아랍 문화원’ 건물이다.


겉모습만 보면 그리 특별나 보이지 않는다. 박스 모양은 아직도 2차 대전 전후를 맴도는 듯한 기능주의적 모습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창문이 이상하다. 원형이 잔뜩 들어가서 복잡한 구성을 하고 있다. 구멍 사이로 건물의 안쪽이 보일락 말락하고 있다. 얼핏 보면 아라비아 풍의 기하학적 패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보면 이 구멍들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 작은 구멍들 사이로 빛이 들어와서 건물 안에서 보는 광경은 어둠과 밝음이 극도로 대비되어서 성스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게다가 이 구멍에는 자동 장치가 되어 있어서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간단한 처리이지만 그 효과는 기능적인 데에서 상징적인 데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로 장 누벨은 세계 건축계에 큰 거목으로 떠올랐다. 그래서 아시아 반도 끝자락에까지 자기 건물을 두게 되었던 것이다.



장누벨에 비하면 아직 이름의 무게감이 조금 딸리기는 하지만 앞으로 프랑스 건축계를 짊어지고 나아갈 힘에 있어서는 모자람이 없는 건축가가 도미니끄 페레이다.


이름은 많이 낯설겠지만 이화여대의 명물 건축 ECC를 설계한 사람이라고 하면 금방 탄성이 나올 것이다. 운동장을 비스듬히 파서 지하와 지상을 혼돈시키는 거작을 세워, 건축적 감각으로 강한 인상을 우리나라에 남겼는데, 그의 건축도 또한 프랑스에 우뚝 솟아 있어서 정신이 맑고, 부지런한 여행객들이라면 놓지지 않고 찾아 볼 것이다.


멀리서 보면 네 개의 책들이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위용이 대단하다.가까이서 보아도 단순한 형태에 우뚝 솟은 모양은 압도적이다. 그러나 무조건 압도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플한 형태에직선적인 형태는 단조롭고 건조해 보여야 정상이건만 이 건물은 전혀 그런 낌새가 없다. 건물 유리벽 뒤에 나무 질감의 문이 이중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닫으면 건물 전체가 내추럴한 이미지로 가득하게, 되지만 문을 열면 안팎이 투명하게 연결된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생소하다. 바로 이런 건물들을 프랑스를 다니다 보면 만나게 된다.


현대적이지만 고풍스럽고, 현재와 과거가 매우 아름답게 만나는 모습들을 살펴보는 것도 프랑스를 즐기는 매우 좋은 감상법이라고 하겠다.  


 



최경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