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는 옛 것만을 되 뇌이는 건축만 있는 게 아니라 눈여겨 볼만한 많은 현대적 건축물들도 많다. 모든 예술은 건축으로 종합된다는 바우하우스의 교훈을 다시 새기지 않더라도 프랑스에 있는 이런 여러 명품 건축물들을 보면 프랑스 디자인을 비롯한 여러 문화들이 손에 잡힐 듯하다.
새 것들은 강 건너에…

프랑스에는 남의 나라 부럽지 않은 현대 건축물들이 즐비한데, 일단 파리들 찬찬이 보다 보면 초현대식 새 건물들이 파리를 둘러싸는 세느 강 건너편이 모두 모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 것이 헌 것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는 새 것이 하대(?)받는 진귀한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소위 말하는 라-데팡스 지역.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 마음먹고 만든 신시가지로 1958년부터 30여년 동안 개발해서 만든 지역이라고 한다. 파리의 도심과는 사뭇 다른 미래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계획해서 만들지고 최첨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지만, 파리 도심의 개선문 하나 만큼도 어쩌지 못할 정도로 새 것이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 있는 현대 건물들은 세계 건축계를 적지 않게 흔들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작이었던 것은 그랑드 아르슈(Grand Arche)라 할 수 있다.
파리 시내의 개선문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개선문의 모양을 참고로 해서 디자인 되었다고 한다.
스프레켈슨이라는 덴마크의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로, 개선문을 참고로 하면서도 모양만 딴 게 아니라 가운데가 비어있는 빌딩이라는 독특한 콘셉으로 세계 건축계에 파문을 드리우기도 했었던 문제작이었다. 뚫린 공간에 간이 천막같은 구조물이 건물의 딱딱한 이미지를 지우고, 자연스럽고 예술적 실험성을 가득 느끼게 해주고 있다. 간단한 처리이지만 상당히 철학적인 가치를 녹여 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세월의 흔적이 지나간 완숙한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래된 건물 틈 사이로 피어난 한 떨기 꽃
그랑드 아르슈보다도 더한 문제작이었던 건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루브르 박물관 리노베이션의 중심이었던 피라밋이다. 프랑스를 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루브르 박물관의 한가운데에 있으니 가장 많이 알려진 현대 건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였던 I. M. 페이가 설계해서 일약 세계적인 건축가로 등극하게 만들었던 건물이다.
둘러싸고 있는 고풍스런 건물들에게 조금도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건물을 넣어야 한다는 난해한 과제를 전혀 힘 안들이고 해결한 수작이다. 눈에 띄는 건물은 아니지만, 투명한 유리로 피라밋 모양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상징적인 가치가 두드러지는 건물이다.
지하에서 올려다보면 둥글게 휘어서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사람들을 유도하고 있는 경사길이 마치 조각과 같은 유연한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곧 죽어도 멋을 찾는 이 곳 사람들의 습성을 매우 잘 표현 한 듯하다. 실지로 세계 최대 호화판 궁전이었던 루브르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위를 쳐다 볼 수 있는 지하에서 흡사 개미 떼처럼 이방 저방을 오가면서 구경하게 된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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