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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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3 오후 5:29:31

지금까지는 개별화된 형태의 원리를 살펴보았지만 이제는 그러한 원리들이 종합적으로 어떻게 구현되는가 하는 문제를 공부해 보도록 하자. 부분의 합이 전체가 아닌 것처럼 각각의 원리들이 하나의 형태에 종합될 때에는 전혀 다른 형태의 세계가 열린다. 태권도의 품세와 대련이 다른 것처럼 형태의 원리와 형태가 구체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때 주로 디자이너들이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하나의 디자인을 조율하는 전체적인 형태전략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개별적인 형태 원리들은 총체적인 조형전략에 따라 구체화되며, 그러한 전략은 디자인의 형태적 질과 개성을 낳는 주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형태는 감각이 아니라 전략 지금까지 ‘정리’, ‘대비’, ‘비례’ 등 형태에 관한 여러 가지 원리들을 살펴보았는데, 편의상 각각의 원리들을 나누어서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형태와 관련된 원리들이란 사실 단독으로 행사되지는 않는다. 형태의 원리란 약품을 구성하는 성분과는 달라서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얼굴이 앞에서 볼 수도 있고 옆에서 볼 수도 있고 뒤에서 볼 수도 있는 것처럼, 형태도 비례로 볼 수도 있고 대비로 볼 수도 있고 구조로 볼 수도 있다. 말하자면 원리란 하나의 국면이어서 다양한 국면을 가진 형태는 다양한 형태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게 좋다. 쉽게 말해 하나의 형태는 앞에서 설명한 모든 조형의 원리들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형태들이 달리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게다가 어떤 것은 아주 좋아 보이고 어떤 것은 그저 그렇게 보이는 것은 또한 무엇 때문일까? 모든 형태들이 형태 원리의 모든 국면을 다 가지고 있다면 형태의 개별적 특징이 샘솟는 원인에 대한 물음이 없을 수 없다. 더욱이 모든 형태들이 다르게만 보이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주는 호감도가 각각 다르다면 이것은 원리적 탐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에게 대단히 실용적인 물음이 된다. 형태들이 각각 다르게 보이고 그래서 호감도가 달라지는 것은 형태의 원리가 빠지거나 넘쳐서가 아니라 형태를 구성하는 원리의 전략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비례가, 어떤 대비가 실현되어 있는가에 따라 형태의 성격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부분적으로 보면 비례도 크게 다르지 않고, 대비의 정도도 그다지 차이 나지 않는 것 같아도 일단 이러한 차이들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게 되면 전체적인 차이는 대단히 커진다. 이러한 차이들이 부분을 초월해서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게 되면 그것이 바로 형태전략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당연히 형태의 개성을 만드는 요리법이 되며, 디자이너의 독특한 세계가 만들어지는 설계도가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형태의 원리를 ‘정리’, ‘대비’, ‘비례’로 나누어서 공부한 것은 50%밖에 되지 않는다. 개별적 원리들이 모여서 만드는 형태원리의 전략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개성이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단지 타고난 감각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순진하다.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그들의 개성은 디자인 외피 저 아래로 숨겨진 노련한 형태전략에서 나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명 디자이너들은 자신 만의 전략이 분명하며, 그렇기 때문에 일관된 디자인을 실수 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디자이너들이 어떠한 전략으로 형태를 구성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형태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디자인에 담긴 형태전략들 1. 우아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매시즌 우아함이나 고상함이란 이런 것이라고 세상에 본보기를 보여주는 그런 디자이너인 것 같다. 매시즌 개성이 넘치는 디자인을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지만 그의 디자인에는 시간을 초월하는 어떤 동일성이 있다. 그것은 조르지오 아르마니만의 형태전략에 의해 정교하게 조율되고 있다. 그림을 통해 그의 형태 원리를 다루는 솜씨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전체의 느낌은 앙증맞게 귀엽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하다. 이런 이중성을 쉽게 표현한다는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귀여움은 대체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모자와 상의의 단추, 상의 밑으로 드러난 회색 빛의 장식적인 형태로부터 만들어지고 있다. 끝이 살짝 올라가면서 마무리된 모자는 산타클로스나 아이들이 잘 때 쓰는 모자의 이미지를 슬쩍 끌어들인다. 이렇게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잠재의식을 건드리는 표현은 귀여운 느낌을 정확히 실현하면서도 덤으로 신비로운 느낌까지 연출한다. 단순한 처리 하나로 두 가지 이상의 형태 효과를 얻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귀여움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갖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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