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이 미야케'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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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Package ①

2011-04-04 오후 1:59:15


얼마 전 우리나라에 카림 라시드가 디자인한 생수병이 출시되었다. 캡슐 모양의 물병은 우선 보기만 해도 귀여워 보인다. 푸른빛이 감도는 투명한 용기는 신선하고 맑은 물을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고만고만한 생수들 사이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물 맛에 대한 것보다 생수병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멋진 이미지에 대한 평가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생수회사들은 앞다투어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콜래보레이션 작업을 요청한다. 그 중에서는 흐르는 물을 그대로 굳혀놓은 듯한 로스 러브그로브의 티난트 스틸이나 오라이토의 OGO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생수병도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된 것 같은 그들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생수병에서 중요한 건 역시 뽀대(?)가 아닐까 싶다. 이들 제품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도 저마다의 색깔을 녹여낸 멋진 생수병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생수 브랜드 에비앙은 패션 디자이너들과의 콜래보레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화려한 프랑스 귀족 같은 인상을 주는 생수병은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옷을 꼭 닮았다. 고전적이고 섬세한 레이스 무늬를 사용했기 때문인데 물병이라기 보다 우아한 글라스를 들고 있는 것 같다. 얼음 결정체 같은 무늬를 사용한 장 폴 고티에의 디자인은 알프스의 만년설이 그대로 담겨 있는 아주 신선한 물이라는 느낌을 준다.



다양한 색의 줄무늬로 멀리서 봐도 한 눈에 폴 스미스의 디자인임을 알아볼 수 있는 생수병도 있다.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지만 그래픽 프린트만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디자이너의 개성과 생각을 한껏 녹여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년 재미있는 생수병을 만들어내는 에비앙이 이번에는 이세이 미야케를 선택했다. 무척 단순한 모양의 병에 꽃 한송이 외에는 별다른 장식을 하지 않아서 투명하고 순수한 물의 특징을 그대로 살렸다. 이렇게 맑고 청아한 자연의 속성 위에 이세이 미야케의 꽃이 피어 있다.


고채도의 자주색과 탁한 저채도의 분홍색이 조화가 강렬한 꽃잎은 자연의 특징을 추상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자연은 생명감이 넘치고 불규칙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주름처럼 보이는 줄무늬에서 순수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꽃을 잘 살펴보면 단순히 꽃잎인줄 알았던 것이 의외로 생수병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병이 꽃잎이 되고 꽃잎이 모여 다시 병에 그려진 모습에서 언제나 변할 수 있는 자연의 속성이느껴진다. 옷을 통해 자연의 실현이라는 추상적 표현을 능수능란하게 해냈던 이세이 미야케는 작은 로고 하나에도 자연을 담아 놓는 섬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경 연구원(현디자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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