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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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4 오전 11:26:40

장마가 끝나면서 푹푹 찌는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더위를 이길 수 있는 기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땀이 그 중 하나다. 더우면 자연스레 흐르는 땀! 그리고 바로 느낄 수 있는 시원함! 이 오묘한 신비에 창조주께 감사할 뿐이다. 인체는 언제나 약 37℃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항온 동물이라 한다. 인체는 대사활동을 통하여 열을 생산하고, 주위의 환경온도가 체온보다 낮기 때문에 전도, 대류, 복사, 증발의 네 가지 물리적 작용으로 37℃를 유지한다. 바깥 기온이 높아지면 체열의 방산이 어려워진다. 이때 땀을 흘려 체열을 식혀준다. 땀은 더울 때 흘리지만 덥지 않아도 체내에서는 수분이 발산되어 몸을 식혀준다. 이 수분증발은 인체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불감증설(不感蒸泄)이라 한다. 인체가 느끼지 못하면서 흘리는 땀은 성인 남자의 겨우 하루에 0.8~1.2리터 정도이고 이로 인해 발산되는 열량은 전 증발양의 약 20%에 해당한다. 땀에도 여러 종류의 땀이 있다. 보통 대뇌 온도가 36.9℃에 도달하면 피부에 분포돼 있는 땀샘(2~300만 개)을 통해 땀이 분비된다. 이렇게 열을 식히는 땀을 온열성 발한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뚝뚝 구슬땀을 흘리면 더 시원하리라 생각하지만 떨어지는 땀은 열을 식히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피부에 붙어있다 마르면서 열을 함께 내보내는 땀만이 유효한 땀으로서 온열성 발한이 되는 것이다. 몸에서 발산되는 열량의 80% 정도가 이 방식을 통해 발산된다. 이처럼 땀은 과열된 체온을 억제하는 가장 중요한 방어 메커니즘이다. 이 외에도 극도의 긴장과 놀라움에 의해 손바닥이나 발바닥, 겨드랑이에서 땀이 분비되기도 한다. 이런 땀을 정신성 발한이라 하고, 음식물의 신맛이나 매운맛 등의 자극에 의해 안면에서 땀이 나기도 한다. 이런 땀을 미각성 발한이라 한다. 이런 땀들은 체열 발산과는 무관하다. 더우면 땀이 나서 인체를 식혀주는 이 현상도 오묘한 창조주의 솜씨이지만 더욱 재미있는 현상도 있다. 인체의 어느 부위에 압력을 가하면 압박 받은 쪽에서의 발한이 억제되고 압박을 받지 않은 쪽에서는 발한이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상을 발한반사 또는 반측발한이라 한다. 더운 여름날 옆으로 누우면 바닥에 닿는 쪽보다 닿지 않는 반대쪽에서 발한이 증가되고, 의자에 않았을 때는 하반신보다 상반신의 발한량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일본의 高木(다카키)씨는 가슴 오른쪽을 연필 같이 뾰족한 것으로 누르면 오른쪽 얼굴이나 오른쪽 가슴 부위에서의 발한이 억제되고 왼쪽은 증가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하여 증명하였다. 또한 상체인 가슴 양 옆을 동시에 압박하면 상반신 전체의 발한이 억제되므로 기모노를 입을 때 상반신에 매는 넓은 허리띠를 강하게 묶으면 땀 때문에 화장이 지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한복의 치마 말기를 강하게 맬 때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새하얀 세모시 치마에 나비 같은 모시 적삼을 정갈하게 입고 한 듯 안한 듯 분칠을 한 단아한 여인이 땀에 흐트러지지 않고 그 고운 자태를 지닐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반측발한에 있었음에 새삼 감동이 인다. 세모시 한복이 아니어도 땀으로 얼굴이 번질거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음을 알고 무더운 여름 의생활에서도 활용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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