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옷의 과학과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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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6 오후 4:56:48

“♪퍼붓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퍼붓는 빗방울마다 난 그대를 더욱 좋아하게 됩니다. 밤새도록 비가 내리게 해요. 그대 향한 사랑이 커지게 하네요…” Jose Feliciano (푸에르토리코 출신, 세계적 기타리스트, 가수)의 ‘Rain’이라는 노래의 일부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비는 사랑이며 낭만이고 추억이다. 그러나 비를 아무리 사랑해도 아무 때나 대책 없이 내리는 비까지 좋을 수는 없다. 특히 옷 속으로 스며드는 비는 누구도 싫다. 방수 기술은 그래서 개발되었을 것이다. 이 방수 기술에는 통기성(通氣性)과 불통기성이 있다. 통기성은 씨실·날실 사이의 기공(氣孔)을 그대로 남겨둔 채 공기가 소통 되도록 하는 방법이며 불통기성은 기공까지를 고무 같은 것으로 완전히 덮어씌우는 방법으로 우산, 천막 등에 이용한다. 이 같은 방수 시도에 가장 먼저 성공을 한 브랜드가 버버리다. 1856년 토마스버버리는 21세의 젊은 나이에 작은 의상실을 내면서 성공의 첫발을 내디뎠다. 유난히도 비가 많은 영국에서 비에 젖지 않는 것은 모든 영국인이의 바램이었을 것이다. 그는 방수가 되는 개버딘이라는 급경사(사문직)의 조밀한 면직물을 개발했다. 그것은 우산 등 우장을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차츰 영국 장교들이 전쟁의 참호 속에서도 입을 수 있는 트랜치 코트로까지 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나 오늘날의 방수복에 비하면 완전한 방수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합성수지가 개발되면서 방수성은 진보를 거듭하였다. 합성수지 등의 코팅으로 의해 완전방수가 가능해졌으나 몸에서 분비되는 수분이 밖으로 나가는 것까지 차단되면서 비에 젖는 이상의 불쾌감을 느끼게 되었다. 허나 이 문제도 곧 해결되었다. 몸으로부터의 수분은 밖으로 내보낼 수 있지만 비는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투습 방수포가 개발된 것이다. 즉 수증기 분자의 직경은 0.0004㎛, 빗방울 분자의 직경은 100㎛~3000㎛으로 빗방울의 크기가 수증기의 크기에 비해 크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즉 비는 통과 시키지 않지만 수증기는 통과 시킬 수 있도록 0.1㎛~10㎛의 미세한 구멍을 직물에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 투습 방수 가공은 몇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고어텍스처럼 열이나 약품에 강한 테플론계(系) 수지(樹脂)를 늘려서 가열하여 무수히 작은 구멍을 낸 아주 엷은 막을 직물에 접착시켜 주는 방법, 코팅(도포)하고 미세 구멍을 직물 위에 만들어 주는 방법, 그리고 극세 섬유(예를 들면 머리카락의 1/50)로 직물을 짜고 발수 가공을 하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비가 오는 날 옷 안의 수증기가 밖으로 나가려면 외기의 온도가 옷 안의 온도보다 낮을 경우다. 이렇게 만들어진 투습 방수포는 비옷뿐만 아니라 땀이 많이 나는 스포츠웨어, 등산 용구(등산복 및 신발), 아웃도어웨어 등에 폭 넓게 이용되면서 인간을 보다 쾌적하게 한다. 과학의 성과인 것이다. 이 같은 인간의 지혜가 어디까지 발달할 지는 알 수 없다. 가령 입고 있던 정장이 비가 오면 바로 방수의 기능을 발휘하고 비가 그치면 다시 본래의 옷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대해 볼 일이다. 다만, 지금은 또도독, 또도독 귓가에서 살랑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투습 방수포로 된 레인코트의 깃을 세우고, 같은 소재의 모자를 눌러쓰고 멋 있었던 사랑의 한 순간을 추억하며 지리한 장마를 즐겨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듯하다.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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