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 후보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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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명예교수>

2010-05-28 오후 2:33:22

6월2일은 지방자치제의 일꾼들을 뽑는 날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TV의 영향이 클 것 같다. TV에 출연한 후보들은 열띤 토론과 정책으로 유권자의 관심과 지지를 얻으려 한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후보자들은 좀 더 좋은 인상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려고 얼굴 화장은 물론 옷, 넥타이 등의 소품에까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이렇게 잘 보이려는 노력 못지 않게, 상대를 나쁘게 인식 시키려고 비방하는 행태도 난무한다. 후보들이 상대에게 흠집을 내려고 숨겨진 온갖 약점을 모두 들추어내 공격하면서 피차 ‘흑색 선전‘이라고 목청을 돋운다. 선전은 선전인데 흑색 선전이란다. 선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선전일 텐데 흑색 선전은 전혀 도움이 되는 선전이 아닌 것 같다. 흑색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 이유일 것이다. 고대 로마에서도 오늘날과 유사한 선거가 있었던 것 같다. 후보자들이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던 흔적이 옷을 통해서도 눈에 띄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의 대표적인 옷은 ‘토가’였다. 이것은 옷이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커다란 포(布)로 걸치는 방법에 따라 멋을 내는 그런 것이었다. 두르는 방법, 색, 장식 등에 따라 착용자의 신분을 나타내기도 하였는데, 공직자가 되려는 후보의 토가가 구분 되어 있었다. 공직자들은 아무 장식도 없는 흰색의 토가로 깨끗한 양심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가능한 한 토가의 색깔을 새하얗게 보이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고대 로마의 문화가 찬란했지만, 세제나 표백제가 오늘날의 것처럼 발달되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새하얀 색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이 때문에 후보자들은 흰 토가 위에 하얀 파우더를 뿌려 더욱 하얗게 보이도록 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기에는 하얀 가루를 옷에 뿌렸다고 하여 그 후보가 양심적이고 깨끗한 후보로 느껴졌을까 싶어 참으로 우습고,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지만 그 당시로는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으니 그리 했을 것이다. 투표란 어느 의미에서는 아주 무책임한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투표를 통하여 선택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일의 중요성에 비해 유권자들은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 하얀색의 토가가 유리하다고 믿었던 고대 로마나, 유권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분장을 해야 하는 오늘의 후보나, 그리고 그 분장에 영향을 받는 유권자나 세월에 관계없이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새하얀 가루로 눈속임을 하지 않고, 온갖 분장으로 미화시키지 않고도 진정으로 깨끗한 후보를 가릴 방법은 없는 것일까 연구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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