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성 번뜩이는 미치광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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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원이 바라본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 ⑥ - John Galliano(1960~) 존 갈리아노

2010-04-12 오후 6:29:50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그의 컬렉션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비유한다면 그는 미치광이 모자장수 역할이 딱 이다. 그는 새롭고 현란한 옷과 본인의 과장 된 분장으로 사람들이 자신에게 열광하도록 만든다. 그의 무대에 오른 모델들은 너무나 매력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의 재능에 홀린 사람들은 그를 천재, 마술사 등 화려한 수식어로 그를 설명하려 든다. 그는 미치광이 디자이너 냄새를 폴폴 풍기지만 실은 느물느물한 체셔 고양이 같은 캐릭터에 더 가깝다. 현존하는 가장 매력적인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말이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STRONG>출연</STRONG></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패션디자이너 중 그만큼 무대 체질인 사람이 또 있을까. 누군가에 등 떠밀린 것 마냥 무대로 나와 수줍게 인사하는 여타 디자이너들과 달리 그는 마지막 무대 인사를 위해 완벽히 옷을 갖춰 입고, 방금 전 선보인 무대의 마지막 주인공 마냥 도도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그의 이런 무대 기질적 성향은 그가 자라온 환경에 기인한다. 본명 후안 카를로스 안토니오 갈리아노. 스페인의 남쪽 끝단에 위치한 지브롤터 태생이다. 지리적으로는 스페인에 속해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영국령인 지브롤터는 공용어가 영어이며 스페인과 이슬람 문화까지 버무려져 있는, 여의도 보다 작은 자치 도시이다. 영국인 아버지와 스페인인 어머니, 어린 아들에게 화려한 드레스를 입혀 식탁위에서 플라멩코 춤을 가르쳤다는 어머니. 온화한 기후의 지브롤터에서의 원단시장, 그곳의 색, 그 냄새들. 이러한 단편적인 그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들은 그의 컬렉션을 이해하는데 작은 단서를 제공해 준다. 6살에 그는 가족들과 영국으로 이주하였고 세인트 마틴 스쿨에서 옷을 배웠다. 젊은 시절 잠시 동안이나마 무대 의상을 만들었던 일은 그로 하여금 그만의 환상적인 세계를 굳건히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그의 컬렉션을 관통하는 화려하고 극적인 의상들과 무대적 기질은 이러한 그의 과거를 짚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STRONG>각색, 그리고 연출</STRONG></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그는 우선 과장 된 형태와 그로 인한 새로운 이미지, 화려한 색으로 관객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역사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현대 감각에 맞도록 새롭게 재구성하고 각색하는 솜씨가 단연 돋보인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40년대 누아르 필름, 로렌 바콜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이번 2010 봄 크리스챤 디올 컬렉션에서 탐정은 탐정이되 몸을 던져서라도(?) 범인을 찾아 낼 것 같은 섹시한 탐정의 이미지를 풀어냈다. 트렌치코트는 의상중에서도 유독 그 정갈한 본연의 이미지가 강한 아이템이다.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트렌치코트를 변형하는 디자인을 많이 선보인다. 이번 컬렉션에서 갈리아노는 트렌치코트와 광택의 란제리를 매치하여 단정함과 퇴폐, 강인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이미지의 대비를 활용하였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2009년 봄 갈리아노는 영국의 근위병과 도자기 인형, 나폴레옹이 혼란스럽게 혼합된 캐릭터가 주인공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근위병의 상징인 위로 높이 솟은 검은 모자를 귀족들의 부풀린 머리 스타일로 변형해 표현하기도 하고 모델들의 메이크업을 도자기 인형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나폴레옹하면 떠오르는 그의 모자를 크게 과장하여 모델에게 씌우기도 하는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만 해도 떠오르는 이미지를 활용하여 대중들이 접근하기 쉬운 주제를 잡는다. 따라서 주제가 명확하면서도 그만의 개성이 느껴지도록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기 때문에 그의 컬렉션을 보면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진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그가 총괄하는 대부분의 패션쇼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데 그것은 패션쇼의 음악과 무대, 모델들의 분장과 워킹과 연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의상이 하나의 연극처럼 조화롭게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의 쇼는 사진보다 영상으로 볼 때 그 매력이 배가되는데 수많은 패션 에디터들이 그의 패션쇼를 꼭 보고 싶어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는 미치광이 모자장수처럼 그냥 천재적으로 디자인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체셔고양이처럼 입꼬리를 잔뜩 올리고 뒤로 계산할 것 다하는 영민한 디자이너이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STRONG>그리고 의상</STRONG></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갈리아노는 쉽게 말해 쉰 살 먹은 아저씨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이 솟아나는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어째 지칠 줄 모르는 것 같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준 축복받은 재능이라고만 하는 것은 그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위의 설명처럼 그의 컬렉션이 마치 연극무대 같이 멋진 이미지로만 채워진, 뛰어난 쇼맨십이 있는 디자이너라고만 보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사실 그가 색을 쓰는 원리, 방식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계산을 철저히 해서 디자인을 전개해 나가는지 알 수 있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위의 모델은 상큼한 하늘색을 바탕으로 주황색을 주색으로 한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다. 거기에 탁한 하늘색의 하의와 연두색 무늬의 모자, 파랑색과 하얀색 줄무늬가 들어간 스타킹을 매치했다. 굉장히 다양한 색이 들어가 있는 것 같고 현란한 일러스트가 있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깨지지 않는 것은 그가 색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다.</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우선 상의의 바탕색인 하늘색과 보색관계인 주황색의 일러스트가 눈을 파고든다. 엄밀히 말하면 파랑색과 주황색이 보색관계인데 그는 파랑색의 명도를 높여 일반적인 보색대비에 명도대비를 첨가하여 색감에 변화를 주었다. 적나라한 보색대비는 눈에 띄긴 하지만 자칫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데 그는 이렇게 보색관계를 유지하면서 약간의 색을 변화시킴으로써 보색 대비의 장점만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P> <P style="MARGIN-TOP: 1px; MARGIN-BOTTOM: 1px">좁은 면적의 상의에 보색과 명도 대비를 일으키는 일러스트를 넣고 그와 다시 대비가 되도록 넒은 면적의 하의를 푸르스름한 기운이 도는 회색으로 눌러줌으로써 상의와 하의가 채도 대비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다시 바지 밑으로는 파랑색과 하얀색 줄무늬 니삭스로 파란색의 색감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연두색의 모자는 하늘색에서 살짝 옆으로 비껴 있는 색이다. 하늘색과 가깝긴 하지만 조금 다른 개성을 가진 색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춰주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상의에 들어간 약간의 연두색과 목선의 연한 레몬색이 모자의 연두색이 너무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루게 도와주고 있다. 얼핏 보면 일러스트가 화려한 존 갈리아노의 감각이 묻어있는 의상이라고 쉽게 평가할 수 있으나 하나씩 따지고 보면 그가 얼마나 세심하고 정밀하게 색을 쓰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하나의 의상에서 쓰인 색이 이 정도인데 형태는 또 어떠할지 기대되지 않는가. <다음호에 계속></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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