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목도리는 추운 날씨와 더불어 큰 유행의 파도를 만들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목에 무엇인가를 감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어서 하는 말이다.
우리말로 목에 두르는 것에 대한 명칭은 간단하다. 목도리다. 그러나 순수한 우리말인데도 느낌은 왠지 서먹하다. 아마도 목도리가 서양에서부터 들어온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서양에서는 목에 두르는 이 물건에 대한 명칭이 많다. 예를 들면 스카프, 머플러, 스톨 등.
스카프는 목이나 어깨에 두르기도 하고 머리를 감싸기도 하는 사각형의 천으로서 프랑스의 echarpe(어깨 띠, 헌장)가 그 어원이다. 언제부터 사용하였는지 확실치 않으나 북방 민족이 추위를 막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엘리자베스 1세 때는 햇빛을 가리는 목적으로 여성들에게 유행되었지만, 당시 남녀 모두 좁고 길게 만든 스카프를 방한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후 장식, 방한 그리고 표식의 기능을 가지고 사용되다가 넥타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cravat에 적용되었고, 19세기에 여성복에 장식적으로 재 등장한 이후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머플러 역시 방한용으로 사용되는 두꺼운 울이나 실크로 된 목도리로서 스카프나 숄이 모두 포함된다. 이것은 16세기경 chin-clout(턱 싸는 천)으로 변장을 위해 사용되었던 것이 19세기에 이르러 방한용으로 쓰였으며 점차 크기가 커져 오늘날까지 목에 두르는 크고 긴 목도리에 이르게 되었다. 이들의 크기가 더욱 커져 어깨를 덮으면 숄이 되고, 양쪽을 막아 목이 나오게 만들었으면 판쵸가 된다. 결국 명칭에 따라 그것들의 유래나 용도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나 오늘에 이르러 크게 구분 없이 사용되고 있다.
이것들을 목, 머리, 그리고 어깨에 두를 때에 아름다움을 더하려는 노력이 가해져 보온성과 장식성, 때에 따라서는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까지 이용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것들은 등장 이후 계절과 크게 관계없이 형태나 크기를 바꾸어 가면서 유행이라는 물결을 타고 지속적으로 사랑 받아 왔다. 올 겨울 목도리도 그렇다. 다행히 추운 날씨가 멋과 추위로부터의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을 만족시키면서 그 유행을 더욱 성장시킨 것이다.
목에 무엇인가를 두르면 왜 이렇게 따뜻해질까? 인체는 약 37°C의 난로이다. 인체라는 난로 가까이에는 더 따뜻한 공기로 둘러싸여 있다. 보통 인체를 둘러싸고 있는 이 따뜻한 공기 층이 약 1/8인치, 그러니까 3mm 정도라 한다. 이처럼 인체를 둘러싸고 있던 따뜻한 공기가 인체 표면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그 따뜻해진 공기가 가는 목 부위를 통과하게 된다. 결국 목 부위는 따뜻해진 체열이 모이는 곳이 되고 그 곳을 무엇으로 감았다는 것은 따뜻해진 열을 그 곳에 저장시키는 것이 된다. 그 역할을 목도리가 맡아 우리 몸을 더욱 따뜻하게 해준다.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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