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본질적으로 '미래를 향한 여정'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흔히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트렌드는 ‘눈에 보이는 현상, 즉 한정된 공간 내에 존재하는 문화적 견해’ 정도의 인식이다. 따라서 이를 반영한 비즈니스는 주식시장에서의 군중행동과 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트렌드는 다양한 차원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트렌드는 사회적 ‘추진력’으로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문화, 시장과 사회제도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움직이는 소스 코드의 역할을 하는 변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실버 혁명’라는 메가트렌드는 여행 시장을 다시 정의했고, ‘이동성’이라는 메가트렌드는 PC에서 노트북 컴퓨터와 스타벅스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장추진력의 연관성을 찾아내어 미래를 지향하는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을 찾아내자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유럽 최고의 미래학자인 저자는 ‘미래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혁신을 이뤄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잠재적 소비 행동의 추진력인 ‘메가트렌드(megatrend)’에 대한 분석을 두고 있다. 메가트렌드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변화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 대표적인 예로 세계화를 예로 들 수 있다. 메가트렌드는 최소한 30년에서 50년 동안 지속되며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이렇듯 기본적으로 글로벌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자유로운 기업은 없다. 특히 이 책은 오늘날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로 ‘고령화’, ‘건강’, ‘새로운 노동’, ‘교육’, ‘여성’을 주목하고 있는데, 한 가지 예를 들면, ‘고령화’는 오늘날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우려되는 미래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소비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미래는 노인 인구가 다수의 소비자군을 이루게 됨을 의미한다.
미래를 되돌아본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예측은 일기 예보, 저주, 선입견 그리고 일반적 추측 등의 형태로 도처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들 중 상당부분은 항상 미래에 대한 일정한 전제를 받아들이고 있거나, 특정한 이해관계가 숨어 있기도 하다. 가령 의학계에서는 미래에 관한 온갖 묘사가 범람하는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는 …이 증가할 것으로 밝혀졌다”라는 식이다. 이와 같은 표현의 이면에는 거의 언제나 특정한 이해집단의 마케팅 의도가 반영되어 있기 마련이다. 사실 모든 예측은 어느 정도 ‘패러독스적’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측가와 수용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 ‘예측 시스템’은 수용자가 긍정하는 예측이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본질이 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예측을 믿는다면 그 예측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며, 그렇지 않다면 그 예측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역설적 반응’ 때문에 예측 기술이 필요하며 고도화된 인식 수준이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어떤 역동적인 시스템의 복잡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의 기능을 발휘하는 예측이야말로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주제이기도 하며, 진정한 트렌드 분석과 미래 연구를 위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에는 종교적 초월성이 미래를 대신해 굳건히 자리를 차지했고, 미래는 오로지 운명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가 르네상스 시대(1350~1750년 무렵)에 와서야 합리적인 미래 개념이 등장했다. 학문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그와 더불어 진보의 초보적인 개념이 발전해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계몽주의 시대(1750~1900년 무렵)에 이르러 마침내 ‘미래’는 가능성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설계의 영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프랑스 혁명을 포함한 유럽의 변혁기에 미래는 중요한 ‘슬로건’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미래’라는 개념은 마침내 모든 사고의 중심이 되었다. 지난 50년간 ‘미래’라는 개념은 계속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다. 특히 1960년대의 갑작스러운 기술적•사회적 발전은 하이퍼퓨처리즘(Hyperfuturism, 초미래주의)을 낳았다. 그러나 이후 환경과 평화 운동이 미래에 관한 논쟁을 지배해 오면서 오늘날 유럽에서는 미래에 대한 회의주의가 지배적이다. 한편 동아시아지역에서는 직선적인 미래 개념, 즉 ‘기술 중심의 발전관’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미래 예측의 기술
대부분의 사람들은 트렌드를 ‘모드’(mode, 유행하는 복식이나 양식)나 ‘징후(symtom)'와 혼동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트렌드를 한정된 공간 내에 존재하는 문화적 견해로 한정하는 것이다. 트렌드는 기업, 사회 그리고 개인 등과 같은 다양한 차원의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 세 가지 트렌드를 간략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트렌드는 중요성, 기간 등에 따라 ‘메가트렌드(megatrend)’, ‘사회문화적 트렌드’, ‘소비자트렌드’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메가트렌드’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변화를 가리킨다. 최소한 30년에서 50년 동안 지속되며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좋은 사례로 세계화를 들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글로벌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거기서 자유로운 기업은 없다. 두 번째 ‘사회 문화적 트렌드’는 사람들의 생활 • 감정이 만들어내는 중기적 변화로 소비문화, 시장, 제품세계에서 두드러진다. 가령 환경 운동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때는 유기농 식품이 트렌드가 된다. 세 번째 ‘소비자 트렌드’는 상품이나 모드의 시장 사이클, 사회적 변화 등의 흐름을 말한다.
트렌드에서 시장으로
우리가 트렌드를 고려하고 거기에 반응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새롭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그것이 가진 큰 영향력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구체적인 트렌드 연구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메가트렌드’에 대한 인식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는 ‘고령화’, ‘건강’, ‘새로운 노동’,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인간의 평균 수명은 94세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40세라면 앞으로 살날이 50년은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살아갈 날이 늘어나면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진다. 가정을 이루는 데 조급해하지 않고, 건강을 중시하며, 지속적으로 자기계발을 추구한다. ‘건강하고 멋진 인생’이라는 새로운 소비 욕구가 생겨나고 그에 따른 마케팅이 출현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변화에 대한 반응이다.
미래로 3단계: 메가트렌드-가치관의 변화-새로운 소비
오늘날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도도한 소비자들을 일명 ‘로하스 족’이라고 칭한다. ‘로하스(LOHAS)’는 개인의 건강과 사회의 지속가능성, 환경 및 새로운 가치를 매우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따라서 로하스 족은 시간을 중시하고 육아와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이끌길 원하며 가능한 많은 것을 만끽하고 싶어 하지만 탈물질주의 생활철학을 지니고 있으며 건전한 쾌락을 추구한다. 이러한 철학에는 다소 모순되는 가치들이 녹아있다. 그들은 ‘A뿐만 아니라 B도’라는 윤리에 맞춰 산다. 그들에게 좌파 대 우파 같은 개념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나 기존 가치를 존중하려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며 기술의 진보를 두둔한다는 점에서는 ‘진보적’이다.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을 소비 측면에서 보자면 로하스 족은 시간 절약 제품에 관심이 많고 건강에 이로우면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제품을 소비한다. 따라서 단순한 마케팅 속임수로 이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다수의 소비자층을 이루고 있는 로하스족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의 비즈니스를 ‘낯선’ 사람의 눈으로 보는 훈련을 하면 고객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떤 욕구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온라인 비디오 대여점인 넷플릭스의 창업자 헤이팅스는 1997년 소프트웨어 회사를 어쩔 수 없이 매각하게 되자, 영화 <아폴로 13>비디오를 보면서 위로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를 위해 40달러나 지불해야 했다. 비디오테이프를 석 달 동안이나 방치해 두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런 경험은 넷플릭스의 탄생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넷플릭스에는 연체료가 없다. 넷플릭스의 고객들은 매달 19.95달러만 내면 대여한 DVD를 원하는 만큼 오래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넷플릭스는 고객들이 웹 사이트에서 타이틀 목록을 작성하면 세 편의 DVD를 우편으로 발송한다. 그리고 고객이 DVD 한편을 돌려보낼 때마다 다시 새로운 DVD를 보내준다. 이와 같이 넷플릭스는 '택배의 기적'을 통해 고객이 보다 많은 영화를 접할 수 있게 하고 집안에 비디오테이프를 쌓아두는걸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백만의 정기 계약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영화다운로드 사업이다. 넷플릭스는 다운로드를 통해 다른 DVD 대여점보다 2배 이상 많은 영화를 제공했다. 또한 영화팬들이 특정한 작품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영화 체험'을 추구한다는 특성을 겨냥했다. 즉 고객이 원하는 DVD를 제공할 수 없을 경우 추천 소프트웨어 '시네 매치'를 통해 유사한 주제의 다른 DVD를 추천한 것이다. 넷플릭스 고객들이 본 영화 중 20퍼센트는 이러한 추천에 의한 것이다.
트렌드란 우리가 영원히 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암시해 주는 시대의 신호다. ‘고령화’라는 메가트렌드에 있어서도 노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는 그들이 가장 중요한 소비자군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어떻게 하면 노인 소비자의 기호에 접근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시니어 제품은 잊어라! 디자인에 투자하라!”이다.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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