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하면 꼭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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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4 오후 3:18:35

아름답다는 것은 행복하고 좋은 일이다. 어쩌면 신이 내린 축복 가운데 가장 큰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미(美)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라면 어떤 대가나 노력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가볍게는 화장을 통하여 아름답게 치장을 하는가 하면 문신, 쌍꺼풀 수술을 비롯해 코, 턱, 심지어 얼굴의 형까지 뜯어 고치기도 한다. 대부분은 이런 노력 덕분에 소기의 목적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상당한 위험 부담과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성형 중에 목숨을 잃기도 하고, 잘못된 시술로 흉하게 변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가끔 접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름답고자 하는 노력과 관심이 식지 않는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치장이 과연 그 옛날에도 아름답기 위한 것이었을까? 인류 최초의 치장은 무엇으로 하였을까? Lester와 Kerr라는 학자는 ‘핏자국’이었다고 말한다. 거친 자연 속에서 먹고 먹히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했던 인류의 조상들은 위험한 싸움에서 살아 돌아왔을 때 그 싸움이 치열할수록 피로 범벅이 된 채였을 것이다. 그 핏자국은 싸움에서의 힘과 용기의 증거가 되어 존경과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따라서 가능한 한 그 핏자국을 오래 간직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핏자국은 없어졌고 심한 상처에 의한 것이었다면 그 자리에 남은 흉터가 용기를 증명하였을 것이다. 강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차츰 사냥이나 전투에 의해서가 아닌 일부러 핏자국이나 흉터를 만들어 힘과 용기를 표현하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지금도 몸에 상처를 내어 치장하는 일이 존재한다. 바늘로 쪼아 먹물을 그 상처에 넣어 만드는 문신도 그렇고, 예쁜 턱을 만들려 뼈를 깎는 일도 그렇다.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인간의 지혜는 그 고통 없이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디 페인팅이 그것이다. 자연 속에 산재한 여러 색의 흙을 기름에 개어 온몸에 바르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워지기 위하여 바른 것이 아니라 용기와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전쟁을 하러 나가면서 정교하게 바디 페인팅을 하였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사람들의 생활 수단이 달라지고,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힘보다 인간의 지혜가 높이 평가되면서 힘과 용기보다는 아름다움이 우선 순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따라서 용기와 힘을 과시하기 위하여 이용되었던 바디 페인팅이나 문신, 그리고 흉터를 만들던 치장은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화장이라는 형태 로 모양을 바꾼 것이다. 무서워 보이려고 흉터를 만들고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순간에 각양각색의 흙을 바르던 조상들과 달리 약점이 드러날새라 화장을 하는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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