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여름 대만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대만은 우리보다 발전해 있는 듯 했다. 많은 유물들이 그렇고, 역사적인 인물이나 상황을 재현해 놓은 것도 그랬다. 유물들을 보면서 받은 감명은 논외로 하고, 참으로 인상적인 인물을 만났다. 밀납으로 만들어 놓은 양귀비였다. 양귀비의 미모에 대해서는 더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밀납으로 만들어진 양귀비를 보고 실망을 넘어 웃음이 났다. 달 덩어리 같은 얼굴에 초생달”을 훨씬 초월해 뚱보에 큼직한 얼굴만으로도 실망이었다.
어쩌면 그 당시(719~756년)에는 일반인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서 지금과 달리 뚱뚱한 사람들이 귀했을 것이다. 그래서 통통한 양귀비가 미인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살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살과의 전쟁을 비웃기라도 하듯 비만률은 늘어만 가고 있다. 비만 인구가 지난 2007년에 전체 성인 인구의 30%를 넘어섰고 특히 만 2살에서 18살 이하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10년 사이 2배 가까이 급증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살을 빼기 위해서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좀더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여 누구나 입는 옷을 통하여 비만 해결을 돕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귀한 자식일수록 차게 길러야 한다’는 칼럼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추위 자극은 산소 섭취량을 증가시켜 안정시 에너지 대사량을 증진시키며, 체내지방 이용률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
추위 자극이란 단순히 추운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 뿐 아니라, 의복에 의한 추위 자극도 포함된다(Lee, Choi 2004). 하나의 예를 든다면 19℃ 환경에서 동일한 조건하에 긴 팔과 짧은 팔 옷을 입힌 두 그룹의 에너지 소비량 측정 결과 짧은 팔 옷을 입은 그룹이 시간당 9.26kcal의 에너지 소비가 더 일어났다. 만약 그대로 10시간의 일상생활을 한다면 90.26kcal의 에너지가 소비되고, 8시간의 수면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16시간) 동안 서늘하게 옷을 입는다면 148.16kcal의 에너지가 더 소비된다(최정화 2008)는 결론이다.
비만은 복합적인 문제이므로, 의복을 이용하는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식이요법 및 운동 처방과 함께 의복 처방을 병행한다면 체중 감량을 위해 소모되는 시간, 비용, 노력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옷을 입는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는 일상적인 행위이므로 식사 조절이나 운동처럼 꼭 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일정한 장소나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불편함 없이 장기간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생각해 볼만하다.
특히 다른 질병이나 고도비만으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에 제한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도 개인별 의복량 조절 훈련을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에너지 소모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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