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와 단추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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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4 오후 3:49:19

옷에서 단추가 갖는 기능은 다양하다. 입고 벗기 쉽도록 튼 곳을 여며주기도 하고, 크고 작은 단추를 적절히 달아 장식 효과를 내는가하면, 시대에 따라서는 각종 보석으로 만들어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 뿐 아니다. 단추를 매듭으로 맺어 전통적 분위기를 살리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용도의 단추가 어디서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처럼 일반화 되었을까. 서양에서 단추의 출현은 13세기경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알게 된 단추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이었던지 귀족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게 된다. 금, 은, 보석 등으로 만들어 지위나 부(富)를 상징하는 수단이 되면서 남성복에서 중요한 장식품이 되었다. 값비싼 단추일수록, 그 비싼 것을 많이 달수록 입고 있는 사람의 지위는 높았으므로, 앞가슴 중앙에 달기 시작하던 단추는 소매의 수구(袖口)에서 팔꿈치 위까지 다닥다닥 붙이는가하면, 넓은 커프스 위로 줄줄이 연결하여 포켓의 주변, 겉옷의 트임 부근에까지 촘촘히 달아 장식하였다. 단추는 18세기에 크기가 커지는 유행을 거쳐, 산업혁명, 불란서 혁명을 고비로 오늘날처럼 그 숫자도 크기도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오늘날의 옷에서도 꼭 단추가 여미어야 하는 곳에만 붙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예를 들면 남자의 상의나 여성의 재킷 소매 뒤에 별 용도가 없는 단추가 몇 개씩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막연하게 장식으로 붙었나보다 정도로 생각하지만, 사실 이렇게 많은 단추를 달 때의 습관이 오늘날까지 간소화하여 남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본의 한학자(丹野郞)는 단추의 시작은 동양이었지만, 단추 구멍은 서양인이 먼저 뚫었다고 말한다. 동양인의 단추, 우리나라나 중국의 단추는 단추를 달되 고리를 만들어 거기에 걸게 되어있다. 동양인의 소심하고 섬세함이 귀한 새 천에 구멍을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은 좀 달랐다. 단추를 가져가 과감히 새 옷에 구멍을 내고 다양하게 단추 구멍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단추가 당초 그들 것인 양 착각 할 만큼 적극적으로 옷에 활용하였다. 우리의 단추, 동양의 단추는 다소곳이 있어야 할 곳에 숨어있는 것처럼 남았다면 저들은 그 작은 것을 키워 유행의 한 요소로 당당히 발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이 과감하고 진취적인 행동이 오늘날 세계의 문화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특정지역의 문화가 수입되는 과정에서는 여러가지 우려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세계의 문화가 안방에서 소개되는 그런 시대에 사는 현대인으로서는 다른 문화가 나쁜 영향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지나친 우려 보다는 과감히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재창조하여 역 수출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는 배움을 단추에서도 얻었으면 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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