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팀 하포드가 쓴 <경제학 콘서트>란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구절을 발견했습니다.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에 의하면 앞으로 10여 세대가 지나면 모든 인류가 ‘동일’해 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런던에 살든, 상하이에 살든, 모스크바에 살든, 라오스에 살든 같은 인종으로 혼합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지만 그의 주장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상하이 구베이라는 지역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데 가끔 아침을 먹으러 가면 만나는 예쁜 꼬마가 하나 있습니다. ‘마야’는 독일 아빠와 한국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정말 귀여운 꼬마 공주입니다.
아직은 말을 잘 못해 웅얼거리며 눈이 크고 예쁜 ‘마야’는 독일 사람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국사람 같이 생기지도 않은 국적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귀여운 꼬마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진화하는 동안 패션은 어떻게 변해갈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른 나라와의 교류가 자유롭지 않았을 때는 각 국가에 그들만이 입는 전통 복장들이 그들만의 브랜드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들은 명절에나 입어야 어울리는 상징적인 복장이 되어 버렸으며 지금 전 세계의 패션 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브랜드들이 세계인들의 패션 코드를 비슷한 무언가로 ‘통일’해가며 진화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럴 것입니다.
「포에버21」은 한국인이 미국에서 론칭해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얼마 전 명동에 매장을 오픈해 한국인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최근 일본 출장에서 본 하라주쿠의 「포에버21」 매장은 한국 패션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포에버21」의 태생은 미국이지만 한국인이 만들어 글로벌 코드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는 가장 빠른 브랜드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브랜드는 인종 보다 빨리 진화하고 글로벌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유니클로」가 상하이에 매장을 오픈하고 공격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 브랜드라고만 생각했던 「유니클로」는 상하이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런던에서도 「유니클로」는 글로벌 코드를 가진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몇 십 년 아니 불과 몇 년 후에 전세계 패션 시장은 국적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없고, 지금 보다 진화된 브랜드만이 글로벌화 되어 살아남아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글 윤대희 중국 디더블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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