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의 여파는 대단합니다. 김 사장과 거래하는 원재료 공급업체가 하루가 다르게 문을 닫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문을 닫는 방법도 다양해서 어떤 경우 완전히 폐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업체가 동종의 다른 업체에게 통째로 인수되면서 근로자들이 함께 회사를 옮기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확실히 불경기일수록 능력있는 사장과 그렇지 않은 사장이 확연히 구분되는가 봅니다.
하여튼 김 사장의 거래업체인 B메리야스도 A산업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A산업사의 직원을 그대로 옮겨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전 회사인 A산업사가 근로자에게 체불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며 B메리야스 사장에게 기존의 근로자가 진정을 제기한 것입니다.
하긴 김 사장이 생각해도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인 것 같기도 하고, B메리야스 사장이 딱하기도 해서 자문노무사에게 문의를 해보았지만, 법을 모르면 뜻밖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답변을 듣게 됩니다.
기업의 양도시 전, 현 사업주 사이에 특별한 규정이 없었다면 현재 사업주가 체불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퇴직금도 전 사업주에게 고용된 기간까지 포함한 근속기간으로 산정하여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기업이란 유형, 무형의 자본과 노동력이 결합된 동적 조직이므로 그 명의가 개인에서 법인으로 되거나 기업의 일부가 독립하여 별개의 법인이 되거나 회사의 조직변경으로 합병이 되거나, 영업의 양도 양수가 있다 하더라도 기업 그 자체가 동일성을 유지하고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인정되는 때는 고용관계는 새로운 경영자에게 승계되어야 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 사업주가 미지급한 임금도 일종의 채무로서 사업 주간의 특별한 계약이 없었다면 현 사업주가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이 경우의 형사적인 책임을 새 사업주에게 물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퇴직금의 경우에도 기업이 합병 또는 양도되어 기업의 동일성이 유지된다면 근로계약관계는 자동 승계되는 것이므로 전 사업장에서 근무한 기간도 계속근로년수에 통산해 퇴직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근로자 자유의사로 전 사업주로부터 그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받았을 때는 새로운 사업주에서 일한 기간만 계속근로년수로 계산하게 됩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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