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마니아,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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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 ‘케빈 림(Kevin Lim)’의 핸드백 이야기⑦ 빈티지 코드

2009-02-16 오후 6:45:39




빈티지 코드에서 로고 마니아의 본격적인 등장은 1980년대부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루이비통」과 「구찌」 「펜디」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한 세기 이상 그들 만의 로고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로고 마니아라고 지칭할 수 있는 이들은 럭셔리 브랜드가 초기 그들만의 고객이라고 할 수 있었던 상류 사회에 속한 사람들만을 지칭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80년대 자본주의의 승리와 함께 미국과 일본의 중산층 이상의 구매력 높은 새로운 전문직 소비자들이 생겨나면서 출현했다고 봐야 한다. 빈티지 코드에서는 그들을 여피족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최근에는 럭셔리 브랜드 중독이라는 안타까운 증상을 가진 소비자들이 등장했다. 브랜드 마케터의 입장에서 보면 고객이 자사의 브랜드에 중독된다면 신이 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라도 중독 현상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르게 마련이다.

2007년 12월 출간된 닐 부어맨의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라는 책을 보면 코메디의 한 장면 같은 화형식이 등장한다. 명품에 중독된 저자는 런던 도심 한 복판에서 그가 그 동안 수집했던 혹은 소비했던 럭셔리 브랜드 제품들을 모두 불태워 버리고 중독에서 벗어나겠다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사랑을 받는 것을 넘어서 중독자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상품의 매력이나 브랜드의 친밀감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로고 패턴이 드러내는 이미지를 간절히 소유하고 싶어하는 개인의 심리가 작용해야만 가능하다.

핸드백에 있어서 로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체화한 일종의 심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옷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로고는 라벨 이상의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핸드백은 그렇지 않다. 꾸뛰르 의상이 아닌 기성복의 경우 일반적인 소비자가 옷을 구매한 이후 착용한 이후에 그 옷의 라벨을 보지 않고 브랜드를 구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핸드백에 대해서 단순히 패션 액세서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핸드백은 패션 브랜드를 구성하는 아이템 가운데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고객과 상품을 통해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아이템이라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비즈니스를 확장하기 시작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그들의 고객을 로고 마니아로 만들어 버렸다. 그들이 만든 핸드백들은 럭셔리한 소재가 사용되거나, 장인의 땀과 정성이 담겨서가 아니라 단지 로고가 크게 쓰여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팔려 나갔다. 또한 모방 상품을 방지하기 위해서 시작된 로고 패턴이 결국 너무나 쉽게 모방되는 운명에 처해지기도 했다.

2000년 출시된 「모스키노」의 백을 보면 우리는 ‘로고’라는 문자만으로도 웃을 수 있게 된다. 「모스키노」의 고객들은 로고 마니아를 풍자한 이같은 유머와 위트를 오히려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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