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신천지의 2020년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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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희의 중국 패션문화 에세이 ①

2009-02-25 오전 9:11:18




영화 <색계>에 나오는 자줏빛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이 즐비한 고풍스러운 상해의 거리에서 뉴욕 소호 거리에서나 즐길 수 있는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면…

저는 주말 아침이면 가끔 신선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팬케잌을 즐기러 신천지(新天地)에 있는 <KABB>이란 곳을 찾았습니다. <KABB>에는 서양 사람들이 아주 많이 찾아 옵니다.

물론 음식이 맛있어서겠죠. 아니 맛있다기 보다는 자기들 나라에서 먹던 그 맛에 가깝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이유가 음식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해에는 여기 보다 훨씬 제대로인 각 나라의 음식점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도 이른 아침부터 여길 찾는 이유는 여기 신천지에 오면 상상 속에 있던 ‘중국’을 느낄 수 있어서 일 겁니다. 게다가 자기들 나라에서 즐기던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이들에게는 신천지에 오는 일이 재미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신천지는 ‘석고문(石??)’이라는 상해의 근대 건축 양식을 복원하면서 전세계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한 곳에 담아내 ‘글로벌’ 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곳입니다. 홍콩의 한 개발상에 의해 기획되고, 디자인은 미국과 일본계 싱가포르 회사가 또한 상해의 한 건축 디자인 연구소의 컨설팅을 통해 탄생한 그야말로 세계적인 공간인 셈입니다.

신천지는 흥업로(??路)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지역으로 나누어 지는데, 북쪽 지역은 각국의 음식점들이 남쪽 지역은 주거와 쇼핑 공간을 중심으로 약간의 음식점들이 모여 있습니다. 상해 건축의 특징인 자줏빛 벽돌 건물에 있는 걸려 있는 「스타벅스」 간판은 또 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고, 프렌치 바게트가 일품인 베이커리 「PAUL」 독일 맥주를 제대로 먹고 싶다면 「Paulaner」 라이브 재즈와 함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LUNA」… 이 모두가 각 국가를 대표해 이곳 신천지에 모인 선수들입니다.

음식으로만 따진다면 뉴욕 못지 않게 다양하고 제대로 된 곳이 많은 상해지만, 유독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중국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어서 일 것입니다. 패션이 좀 더 선진화된 문화의 전수라고 이해한다면 여긴 정말 한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그 흐름을 이어 받고 있는 그야말로 국제화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패션 시장은 한국 시장과는 많이 다른 시대적이고 환경적인 요인들이 있습니다. 중국엔 한국 인구보다 많은 인구를 가진 하나의 성이 22개나 있으며, 전체 인구도 13억 명이 넘습니다. 백두산보다 훨씬 북쪽의 하얼빈(哈??)과 남쪽의 홍콩 바로 위쪽 심천(深?)의 온도 차가 40도를 넘나드는 중국, 우리에게는 친숙했던 비디오 테이프(VHS)를 뛰어넘고 바로 CD로 영화를 즐기고 있는 중국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고 경험했던 패션 히스토리를 밟지 않고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지금 중국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패션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중국 패션 상황은 한국의 언제쯤과 유사합니까?” 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중국 패션 상황을 일반적인 수준으로 본다면 한국의 1990년대 초, 중반 패션 시장이 세분화되는 과정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짐작 할 수 있습니다만 상해만 놓고 보자면 그렇게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한국 시장에는 발도 들여 놓지 않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상해 패션 시장에 먼저 진을 치고 활발하게 영업을 전개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10년 후 다시 와본다면 런던 옥스포드 스트리트나 뉴욕 5번가처럼 멋진 패션 스트리트가 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진념 씨가 중국 출장을 다녀와서 한 말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한국 사람들이 중국 여행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간 안에 한국으로 관광 온 중국인들을 위해 마사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벌써 지금 한국 명동 거리가 그렇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빠르게 변해가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10년 후 2020년쯤엔 더욱 더 발전해 있을 한국과 중국 패션 시장을 상상 하면서…

윤대희 중국 디더블류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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