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처음 대구패션인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협회란 조직으로 출발할 때 제가 초대회장을 맡게 되면서 맘 속에 그린 청사진이 있습니다. 그것은 섬유도시에 걸맞은 대표적인 ‘대구컬렉션’을 탄생시키는 작업과, 신인 디자이너 등용문인 ‘패션 디자인 콘테스트’였습니다.
바로 섬유도시를 패션도시로, 그리고 디자인도시로 가게 하는 비전도시의 청사진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협회를 공인단체인 패션조합으로 설계하고 초대 이사장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고 저는 평조합원으로 복귀했지요. 그리고 16년 만에 다시 조합 이사장이 되어 그 동안 패션조합이 이루어놓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감회에 젖으면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행사의 주인공이 패션인들인데도 가뭄에 콩 나듯이 박혀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뻘이 된 마당에서 저는 황당함을 체험합니다. 어느 누구도 위로나 도움이 없는 ‘나홀로주의’가 팽배한 것 같습니다.
누가 그러데요, “일을 돕도록 자리를 펴지 않습니까”라고요. 우리 패션 행사에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동참하는 열정과 그 열정이 모이면 스스로 돕는 방법이 생성되니까요.
▶▶▶ 예를 들면 17년째 맞는 대구컬렉션에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관객이 많아 컬렉션을 앙코르공연을 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으니까요.
돕는다는 것은, 시켜서 하면 그 뜻이 왜곡되지요. 우리는 자발적인 희생과 봉사에 눈감고 있어요. 저의 생각이 짧은지 모르지만 저는 패션판에서 질투하지 않고 동료와 함께 성장의 날개를 펴온 사람입니다. 후배들이 그 성장의 역사를 리딩하지 않고 자기 식으로 푸는 것이 앞날에 어두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역사를 책임지며 변화해 가기를 희망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저는 어느 판이나 가식하지 않고 힘을 실어주며 함께하려 하지만 상대가 이용만 하려 들거나 질투 짓거리를 하면 홀로 가슴앓이를 합니다.
▶▶▶ 이번 대구컬렉션에서 유일한 외국 디자이너로 미국 출신의 지쉘 쉬파틴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컬렉션의 목적은 바잉으로 연결시키는 방법론에 접근해야 하기에 말입니다. 바이어를 찾기보다 바잉을 먼저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미국내 200여 개의 숍에 납품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리고 세계시장에 패션 소품도 디자인하여 판다고 합니다. 그 동안 대구컬렉션이 세계적인 톱 디자이너도 초청했지만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우리가 실제적인 마케팅에 접근하여 시장경쟁력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사려됩니다.
그녀는 섬유예술을 전공하여 의상과 액세서리에 정교한 예술을 부여하였고 실질적인 바잉을 유도했습니다. 그녀의 노하우를 배워야 하기에 이 굿판을 펼쳤건만 패션계는 냉랭했습니다.
학생들과 섬유인, 기자들만이 놀라워했습니다. 교수들의 쇼 비디오 자료와 스틸 자료 주문이 쇄도하였습니다. 예술성을 담보하여 생산성을 위한 패션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녀를 초청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는 훗날 밝히고 싶습니다. 가슴 저미며 그녀의 쇼를 진행한 이야기는 아련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훌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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