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성 색채의 존 갈리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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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6 오후 5:21:10

수많은 색들이 여러 색채원리에 의해서 체계를 잡게 되면 디자이너는 날개를 얻은 것과 진배 없어진다. 이것은 마치 화가가 물감이 가득 짜여진 팔레트를 가진 것과 같다. 이제 남은 것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얼마나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가는 모두 디자이너의 어깨에 놓이게 된다. 디자이너의 색채 전략 지금까지는 다양한 색의 원리들을 살펴보았는데, 원리만 숙지한다고 해서 색에 대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다양한 원리들을 어떻게 운용하는가이다. 같은 색이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때 색을 밑도 끝도 없는 감각으로만 다루는 경우보다는 색의 원리를 이해하고 다룰 때 색을 구사하는 효과는 커진다. 하지만 알고 있는 원리를 고지식하게 구사하기만 한다면 그것도 한계가 빤하다. 색을 보다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색의 원리를 전략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색을 잘 다루는 수준을 넘어서 색의 원리를 마음대로 구사하는 단계까지 올라가야 하는 것이다. 색감각이 아무리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하더라도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능력이 없다면 완전하지 못하다. 항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감각은 오래 못 간다. 물론 논리만으로도 오래 갈 수는 없다. 문제는 조화다. 논리적인 존 갈리아노 존 갈리아노, 크리스찬 디오르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다. 이 사람의 컬렉션은 언제나 강렬한 쇼맨십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풍부한 색채는 이 디자이너의 예술적 개성과 창의력을 극단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이 디자이너의 색을 단지 뛰어난 감각의 소산으로 본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오산일 뿐더러 우리가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진다. 그러나 존 갈리아노를 그저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로 보기에는 너무나 논리적이다. 먼저 이 디자이너는 색의 능력 이전에 옷의 패턴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디자이너 중의 한 명이다. 존 갈리아노가 패턴에 발군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우리가 보는 것과는 달리 대단히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패턴을 구사할 수 있다는 말은 인간의 몸이라는 구체적인 현실에 자기의 주관적인 디자인을 완전히 조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화려한 디자인 아래에는 먼저 뛰어난 패턴 실력이 논리성의 흔적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존 갈리아노의 색채 전략 존 갈리아노가 논리적으로 만만치 않은 사람이란 것을 염두에 두고 그의 디자인을 보면 색채의 전략적 사용에 관해서 아주 많은 사실을 즐기면서 배울 수 있다. <그림 1>은 과잉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색의 표현이 극대화된 디자인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의 노림수이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 색들은 대단히 논리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눈에 보기엔 더 이상 감각적일 수 없을 정도로 색의 화려함이 압권이다. 하지만 앞에서 배운 논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색이 무조건 감각만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디자인에 사용된 색들의 면모를 살펴보자. 모자는 밝은 파란색이 역시 밝은 오렌지색과 보색대비를 이루고 있고, 가슴 부분은 빨간색과 어두운 녹색이 역시 보색대비를 이루고 있다. 원피스에는 밝은 빨간색과 채도가 아주 낮고 명도가 아주 높은 파란색에 가까운 저채도 색이 역시 강한 색의 대비를 이루고 있다. 옷의 위에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3중의 보색대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눈을 파고드는 색감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강렬한 보색대비를 이루면서도 전체의 색들이 하나하나 따로 놀지 않고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보색대비가 3중으로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전체적인 조화가 깨져야 한다. 각각의 부분들이 튀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좀 어렵다.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런 경우에 디자인이 혼란스럽게 될 공산이 크다. 존 갈리아노가 색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사용하는가는 이런 3중의 색대비를 하나로 조화시키는 솜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명도에 입각하여 3중의 보색대비를 살펴보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각각의 색상들이 보여주는 보색대비가 강렬하기 이를 데 없긴 하지만 각각의 보색 쌍들은 서로 비슷한 명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위의 것과 가장 아래의 색들이다. 이들의 명도는 아주 높아서 색의 질감이 다소 덜 느껴진다. 보색대비이긴 하지만 보색대비라기 보다는 보색대비의 기운을 약간 전달해 주고 있다. 따라서 색의 대비감보다는 색의 일체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주 모순적인 색 표현이다. 여기서 보색대비의 효과는 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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