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한 우리의 아줌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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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4 오후 6:49:31

지난 7일 가슴 찡한 개막식이 있었다. 한국씨티은행, 한국노총, 참여성노동복지터가 힘을 모아 ‘참 신나는 일터(대표 전순옥)’를 만들어 문을 연 것. 이 ‘일터’는 노동의 양극화와 한국 패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다공방에서 배출한 고급 기술자들의 공동 작업장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 ‘생산자들의 스토리’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된다고 했다.


내가 이곳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씨가 봉제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해 설립한 ‘수다공방’의 제2회 패션쇼 작품의 심사를 맡게 되면서였다. 심사장은 창신동 시장 좁고 긴 골목 한쪽 허름한 건물 4층에 있었다. 패션쇼 장에 당도하니 어디서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는지 내 자리를 찾아가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쇼가 진행되었다.


작품도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지만 가장 마음을 빼앗은 장면은 쇼를 마치고 성취감과 감격에 겨워 가슴 속에서부터 솟구치는 환희에 찬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50대 아줌마들이었다.이들은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 10살 남짓 어린 나이에 이 창신동 공장에 들어와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에서 기계처럼 재봉틀을 돌리며 청춘을 바친 그런 아줌마들이었던 것이다.


이제는 나이가 많아 한둘씩 사라지고 겨우겨우 뒤를 이어온 50대의 몇 안 되는 아줌마 기술자들이 자기의 작품을 자기의 이름으로 무대에 올려 갈채를 받았으니 그 감격이 어찌하였겠는가.


드라마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들이 보다 넓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참 신나는 일터’ 오픈 세레모니가 있었던 것이다. 이 일터의 시작은 그 동안 그늘에서 우리나라 패션산업 발전에 노고를 아끼지 않은 그들이 옛날의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나 넓고 밝은 쾌적한 일터에서 일 할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쁜 일이다. 당연히 받고 누렸어야 할 권리를 찾은 것이다. 대한민국의 의류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큰 기쁨이다.


싼 임금을 찾아 봉재 기술은 제3국으로 이사 한지 이미 오래이고 열악한 작업 환경과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그리고 사회적으로 가치 절하된 그 업종에 나서는 젊은이가 없어 기능 올림픽 세계 1위의 봉제 기술의 맥이 끊겨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환경 개선으로 좋은 일터가 생겨날 때 젊은이들의 참여가 높아지리라는 기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다.


더구나 한국씨티은행, 한국노총, 참여성노동복지터가 함께 힘을 모았다는 것은 자금과 노동력과 기술이 합쳤다는 의미를 갖는다. 모든 우리의 산업이 이렇게 된다면 무엇이 어렵겠는가? 국가적 차원에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렵게 문을 연 이 일터가 사라져가는 아줌마 기술자들의 좋은 일터가 될 것은 물론 경쟁력 있는 기술력이 맥을 잇는, 그래서 기술이 보존되어 세계적 명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글 송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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