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색은 색상환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색을 말한다. 성격적으로는 완전히 속성이 다른 색이라고 할 수 있다. 보색들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반발감이 심하고 덕분에 눈에 확 들어오는 대비효과를 준다. 성격은 반대지만 효과는 강한 것이 보색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티격태격하지만 궁합은 가장 잘 맞는 색들인 것이다.
서로 반대인, 그래서 서로 보완적인…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궁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궁합이란 나와 다른 사람이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것이 핵심 내용인데, 사람의 내적 성향을 여러가지 기준―그걸 보통 사주라고 한다―에 입각하여 정리하고 그 결과를 역시 같은 과정으로 정리된 다른 사람의 성향과 비교하여 어울림의 가부를 알아보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궁합에서는 어울림의 문제를 성향의 유사함이 아니라 성향의 보완관계를 중심으로 본다는 것이다. 사람의 성향이란 치우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치우침을 최대한 보완해서 완성된 성향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궁합적으로는 아주 잘 맞는 사람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은 자기와 일치하는 면이 없는―포악하다거나 잔인하다는 부정적인 성향이 아닌―반대되는 사람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서로가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어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궁합이라는 기준에서 본다면 가장 궁합이 좋은 색은 보색이 된다. 그런데 서로 어울렸을 때 가장 튀는 배색이 보색 대비이다. <그림 1>에서 처럼 무난해 보이는 인접 배색에서 하나의 색만 보색으로 바꾸어주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오른 쪽의 빨간색과 마젠타색의 어울림은 무난하다. 하지만 마젠타를 빨간색의 보색인 녹색으로 바꾸어주면 전체 인상이 확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단지 색깔 하나만 바꾸어 줬을 뿐인데 그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보색의 효과는 이처럼 크기 때문에 색상에 있어서는 너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색상환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색이 보색의 정확한 뜻이다. 가까운 색끼리 연속되는 고리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 그만큼 희박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보색은 어떤 색이 되었든지 같이 붙여 놓으면 대비가 심해서 눈에 확 들어온다. 그만큼 색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렇게 대비로만 본다면 보색은 반발감에서 오는 대비효과만 특출난 그런 배색 원리로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보색 대비의 보다 큰 효과는 색을 풍부하게 하고 전체를 하나로 묶어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람끼리의 궁합과도 같다. 보색이란 서로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결합되기 보다는 분리되는 성격이 큰 것 같지만 오히려 다른 성질은 하나의 색조화를 이루었을 때 전체적인 느낌을 활발하고 풍부하게 만들며, 서로 서로의 인상을 돋보이게 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앞에서 말한 것 처럼 궁합의 원리는 두개의 존재가 모여서 만드는 큰 틀의 그림인데, 보색은 단 두개의 색이지만 이들이 서로 모이면 색상환이나 삼원색 전체를 그리게 된다. <그림 3>을 보면 왜 그런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림 3>의 왼쪽 위 아래의 색은 서로 보색관계에 있는 색이다. 오른 쪽의 그림처럼 아래에 있는 녹색은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색이기 때문에 이렇게 분해해 놓고 보면 보색 대비에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색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3원색이 모두 등장하고 있다. 물론 다른 보색 대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단 두개의 색이지만 성분으로 참여하고 있는 색에 3원색이 모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인접색과는 달리 보색 대비는 색감도 풍부해 보이고 대비감도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 격렬하게 대립하는 것 같은 보색대비는 전체적으로 색상환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대립으로 끝나기 보다는 다양성, 치우치지 않음으로 끝이 난다. 보색을 보고 있으면 맨날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서로 보완해 주고 아껴주는 아름다운 부부가 연상된다.
인접색과 보색의 대비
인접색과 보색은 배색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접색은 무난하게 조화시킬 때 주로 쓰이는 원리이고 보색에서 부터는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있을 때 주로 쓰이는 원리이다. 패션 디자인에서도 당연히 이런 색의 원리는 디자이너의 성향이나 유행의 경향 등에 따라 자유롭게 적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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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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