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두 징검다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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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오후 6:01:47

노란색을 빨간색과 연결하는 중간색들은 크게 두 가지의 계통을 가진다. 이것은 일반적인 색의 연결과정과는 아주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색이 오렌지색과 고동색이다. 오렌지와 고동색은 단지 밝기가 다른 동일한 색으로 보기 쉽지만 고동색을 밝게 하면 오렌지색보다는 황토색이 만들어지고 황토색은 오렌지색과는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색이다. 



색상환의 파격
기차놀이 하는 것처럼 하나의 연속된 띠로 연결된 색들을 색상환이라고 한다. 이렇게 단일한 띠가 만들어져야 수많은 색들을 일사불란하게 체계화할 수 있고 디자이너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색은 수학이 아니다.

사람이 생각한 것처럼 색은 각각이 정확한 비례 값을 가지고 있지 않다. 파란색과 남색은 사람이 머릿속에 그리는 정확한 수학적 수치와 현실이 불일치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머릿속으로는 일곱 개의 숫자에 색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색의 스펙트럼을 보더라도 빨간색이나 파란색, 노란색은 대표적인 색이긴 하지만 이러한 대표성도 사람이 인위적으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이러한 색들이 정확한 수치를 가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빨간색과 노란색의 사이나 노란색과 파란색의 사이가 논리적으로는 정확히 같은 넓이를 가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같지 않다. 색체의 논리로 보자면 수많은 색들이 벌집처럼 균일하게 나누어진 방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어야 하지만 색에 따라서 방의 위치와 크기가 다른 것이 실제 색의 세계인 것이다.

색에 대해서 이론적인 바탕이 튼튼한 디자이너들일수록 실제 배색을 할 때 당혹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색은 적당한 이론을 바탕으로 체험과 실험을 통한 체득의 과정에서 습득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의 연결은 일반적이다. 단일한 색의 계통으로 연결된다. 한데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의 연결은 좀 다르다. <그림 1>에서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오렌지색(1)을 거쳐서 빨간색으로 연결되는 계통이 있는가 하면, 고동색(2)을 거쳐서 빨간색으로 연결되는 계통이 또 하나 있다.

고동색을 오렌지색이 어두워진 색으로 생각하여 단일한 계통에 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동색과 연결되는 노란색의 인접색을 대입해 보면 황토색(3)이 들어가고 황토색은 색의 느낌에 있어서 분명히 오렌지 계통의 색들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오렌지색을 어둡게 하면 고동색에 가까워지지만 고동색을 밝게 하면 황토색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넘어가는 색의 흐름을 복잡하게 만들어서 디자이너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부근의 노란색들은 상당히 풍부한 표현력을 얻게 된다.  
 
노란색을 중심으로 한 고동색 계통의 조화
<그림 2>는 오렌지색에 약간 가까운 듯한 고동색 계통의 색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이다. 밝아 보이는 노란색 계통의 색들은 모두 황토색에 가까운 색들이어서 눈에는 잘 띄지 않으나 오렌지에 가까운 고동색을 좀더 황토색이나 고동색으로 이끌고 있다. 광주리 같은 모자의 황토색은 그리 넓은 면적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전체 배색의 느낌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색으로 인해 전체적인 느낌은 고동색 계통으로 확정된다.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노란색의 인접색들로 구성된 디자인으로서의 강한 통일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오렌지색의 느낌과 고동색 혹은 황토색의 느낌이 서로 팽팽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에 차분한 가운데에 지루하지 않은 변화를 주고 있다. 색의 느낌도 오렌지의 활달한 느낌과 고동색 계통의 차분한 느낌을 동시에 주고 있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3>은 고동색 계통의 색들로 이루어진 디자인인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고동색에 대한 선입견을 확실히 깨는 면이 있다. 고동색은 색 자체만 보자면 사실 그리 매력적인 색은 아니다. 빨간색이나 노란색의 화려함을 나누어 받지도 않은 것 같고, 색상 자체가 갖고 있는 칙칙한 느낌은 상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채도가 낮은 다른 색들처럼 신비한 느낌을 환기시키는 것도 아니다. 여러 모로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은 색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 3>을 보면 고동색의 단점들이 모두 환골탈퇴하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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