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놈이 오래 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것이다” ‘짝패’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 하나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별로 기억나지 않지만 이 짧은 한마디만큼은 뇌리에 정말 오래도록 박혀있습니다. 브랜드에 있어 오래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의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다드&푸어스'에 따르면 1957년 미국의 500대 기업 중에서 40년이 지난 1997년에도 성장하며 살아남은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한국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1955년 한국의 100대 기업 가운데 2005까지 50년 동안 살아남은 기업은 단지 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보면 기업이나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케터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케빈 로버츠(Kevin Roberts)의 저서 <러브마크>와 <러브마크 이펙트>에는 사랑과 존경의 좌표 축이 등장합니다. ‘사랑을 나타내는 수평선과 존경을 나타내는 수직선으로 구성된 좌표에서 최상의 가치를 지니는 브랜드는 상단을 향해 이 두 가지를 가로질러 올라가는 면에 위치할 것이고 이를 <러브마크>라고 부른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오래가는 사랑은 존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래도록 사랑과 존경을 받는 브랜드, 즉 러브마크가 되는 비법은 무엇일까요.
아무리 큰 부자라도 3대를 못 간다 하는데 10대 즉, 300년이 넘도록 부를 유지했다는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최부잣집의 비결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다음과 같은 6가지 교훈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첫째,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말라. 둘째, 1년에 만석 이상의 추수를 하지 말라. 셋째, 흉년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넷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다섯째,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비단옷을 입지 말라. 여섯째,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입니다. 겸손, 과욕부리지 않기, 나눔, 절제, 검소, 배려와 상생 등을 느끼게 하는 가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최부잣집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은밀히 도왔기 때문에 동네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 민란 등 사회적 혼란기에도 폭도들이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경주로 부임하는 각계 인사들이 인사 차 다녀가는 것은 물론, 한양(서울)의 최고 지체 높은 분들도 한 번씩 부탁을 해서 초대 받는 것을 명예로 알았다고 합니다.
브랜드를 론칭시키고 나면 당장의 매출에 집중하느라 소비자의 욕구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생각은 뒷전이 되기 십상입니다. 또한 한국적 현실에서는 매출이 안정권에 든 브랜드조차 더 큰 매출만을 최고의 목표로 삼기에,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러브마크 만들기에 신경 쓰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남들이 쉽게 가지 않는 길에 답이 숨어 있습니다. 오래도록 존경과 사랑을 받는 ‘러브마크’를 꿈꾸는 브랜드들에겐 뭔가 힌트가 보이는듯 합니다.
김유진 루이까또즈 마케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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