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장님.”
매장 청소를 하던 문창배 사장은 낯익은 목소리에 순간 깜짝 놀랐다. 본사 담당 이하진씨가 박스를 둘러메고 웃음을 환하게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휴 다음날 특별 배송이 있다는 공지를 보았지만 영업담당 직원이 직접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센」은 지난 5월 6일 전국 140여 매장에 상품을 출고했다. 4일(일요일)과 5일(어린이날) 황금연휴 기간동안 팔려나간 상품을 보충하고, 8일 어버이날 대목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택배 배송을 할 수 없는 이날 화물차를 빌려 직배송을 한 것이다.
한 박스에 불과한 상품이었지만 문창배 사장의 마음은 한 없이 기뻤다. 우리 매장의 결함상품을 체크하고 박스에 담아 포장하려면 어린이 날에도 출근 했을 본사 직원들이 고맙기만 했다. 정말 내가 ‘갑B’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 사장은 지난해 5월 매장 오픈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본사 직원 대여섯 명이 들어오더니 3일동안이나 함께 쓸고 닦고, 옷을 걸고, 판매하고, 전산 시스템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덕분에 문 사장과 매장 직원들은 「지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와 쉽게 친숙해질 수 있었고 자리도 빨리 잡았다. 의류 판매만 17년을 한 문 사장에게 「지센」 오픈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는 대리점 사장님을 도상현 사장님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분으로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월급 받고 일할 수 있는 것이 대리점 사장님들의 덕분 아닙니까? 우리는 대리점 사장님의 지휘를 받는 영업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업팀 박성순 과장의 말이다.
그래서 위비스의 매장개설 계약서에는 ‘갑’과 ‘을’ 이 없고 ‘갑A’ 와 ‘갑B’로 표기한다. 본사와 대리점의 관계가 종속의 관계가 아니라 사업의 파트너 관계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센」에서는 물량을 가지고 대리점 사장 위에 군림하고, 더 많은 상품을 받기 위해 영업사원에게 잘 보이려는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박성순 과장의 설명이다.
지난달 6일의 깜짝 직배송은 경제적인 효율로 따지자면 마이너스였지만 한 배를 탄 동반자라는 믿음과 확신을 주고 대리점 사장들의 마음을 얻는, 눈에 보이지 않는 큰 플러스를 얻었음이 분명하다.
사이즈가 없어서 못 팔고, 사이즈가 있으면 색깔이 없어서 못 팔고…
판매 현장에서는 애가 탄다. 우리 매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이면 다른 매장에서도 잘 팔리는 상품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더라도 한 번 받은 상품을 선뜻 다른 매장에 내주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지센」의 상품 이동 실행율은 80~85%선. 시즌 상품일 경우에는 90%에 이른다. 매장에 입고된 상품을 다른 매장에 주라는 쉽지 않은 본사의 요청을 대리점 사장들이 비교적 잘 따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본사의 요청을 따르지 않으면 패널티도 있지만 영업팀 직원들과의 신뢰, 대리점 사장들 간의 동료 의식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당장 눈앞에 있는 매출을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하게 하는 힘은 영업팀 직원들의 ‘열정’과 너와 나의 위치가 같은 ‘동등한 갑의 정신’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황상윤 기자>
황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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