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연일체(渾然一體)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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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의 브랜드에세이 (36)

2008-05-23 오후 2:45:55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력한 군대를 보유한 이스라엘의 전쟁사(戰爭史)를 살펴보면 다른 나라의 군대들 보다 유독 장교의 사상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67년 이스라엘과 아랍 간에 격렬하게 치러진 이른바 ‘6일 전쟁’에서 이집트의 사상자는 대부분 사병이었던 반면, 이스라엘의 사상자의 다수는 장교였습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도 이스라엘군대의 전사자의 24%가 장교였습니다. 국토 면적이래야 우리나라 경상북도 크기와 비슷하고, 인구는 고작 280만 명에 불과한 이스라엘은 자신보다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수많은 아랍의 나라들을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쟁취합니다. 이스라엘 군대의 장교들은 전투를 할 때 병사들에게 “돌격 앞으로”라고 명령하지 않습니다. 대신 “알하라이” 라고 외치는데 번역하자면 “나를 따르라(Follow Me)”란 뜻입니다. 우리나라 장교들 역시 6.25와 월남전 등을 통해 용맹함을 떨치며 많은 전사자가 나왔습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대한민국의 초급장교(소대장)를 배출하는 육군보병학교의 부대마크에는 이스라엘 장교들의 외침과 같은 “나를 따르라”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있습니다. 군대에서 앞장서 싸우는 역할이 소대장이라면 총칼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기업의 소대장들은 누구일까 생각해 봅니다. CEO를 사단장쯤으로 치자면 소대장은 과장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업무에 대한 능력과 열정을 막 꽃피우는 과장들은 기업의 선봉이자 허리입니다. 헤드헌터들에게 가장 금값으로 대접받는 직급이 과장급 중간관리자인 것을 보면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이 훌륭하면 규모에 관계없이 강한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이들이 부실하면 아무리 많은 중간관리자를 가진 기업도 허우대만 멀쩡했지 한순간에 무너지는 구조가 됩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과장 정도 되면 어느 회사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원과 대리를 거치며 본인이 억울했던 시절의 일을 부하직원들에게 되갚으려는 사람도 생겨나고, 중요한 업무는 부하직원에 다 맡기고 본인은 결재만 하려는 사람도 있고, 회사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일에 시간을 유용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중간간부들이 적은 회사일수록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것입니다. 어쩌면 기업의 성패는 스스로와의 전쟁에 달려있는지도 모릅니다. 경영자는 외부의 경쟁에만 몰두하지 않고 내부의 중간관리자들이 솔선수범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만들어주고, 중간관리자는 이를 바탕으로 매너리즘과의 한판 전쟁에 앞장서서 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된 기업, 그들이 승리하는 드라마가 많이 보여지길 기대합니다.

김유진 루이까또즈 마케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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