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됩니다. 어떻게 이 재킷을 14달러 70센트에 납품할 수 있나요? 작년에 17달러에 납품했던 것인데…”
지난 4월 중국 대련의 중견 봉제기업인 요녕화의복장 회의실. 이 회사 설한철 사장은 글로벌 브랜드 「자라」가 지난해에 주문했던 남성복 재킷을 올해도 또 주문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설 사장의 설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직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올랐고, 인건비 탓에 봉제공임도 뛰었는데 납품가를 올려주기는 커녕 15%를 깎았으니 직원들의 반응은 당연했다.
“그래. 그렇지만 어떻게 하냐? 30만장 짜리 오더인데… 내가 한 번 해볼께!”
설 사장은 직접 봉제공장들을 돌면서 설득에 나섰다. 납품가가 15% 깎였으니 고통을 분담해 달라는 논리를 폈다. 봉제공장 사장들은 27위엔이던 공임을 17위엔으로 낮춰줬다. 4월에서 6월까지가 오더가 없는 비수기에 공장을 돌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위안화 절상,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여건 악화를 핑계로 우리 패션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더 싼 생산지역을 찾아 헤맬 때 「자라」는 같은 소싱처에서 더욱 싸고 안정된 품질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출시 3년차 패션기업 위비스의 영업이익율이 높은 것은 유통비용이 높은 백화점 유통을 하지 않는 까닭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생산원가가 동종 브랜드에 비해 15~30% 가까이 낮기 때문이다.
“신 차장이 서울패션소싱페어에서 상담했던 A업체에게 오더를 한 번 줘보게. 지난 토요일 공장을 방문했더니 경영자의 마인드도 좋고, 공장도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고 소재 소싱력도 좋더라”
“니트는 B업체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테스트로 진행했던 상품의 소비자 반응이 기대 이상입니다. 그러면 사장님 친구 분이 하시는 C업체의 비중을 줄여야 하는데요”
최근 열린 ‘소싱위원회’의 대화내용 일부다. ‘소싱위원회’는 도상현 사장과 생산담당 김두식 이사, 여성과 남성, 스포츠팀장이 참석한다. 위비스와의 신규거래는 전시회, 소개 등을 통해 접촉이 이루어지면 도 사장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하게 되고 ‘소싱위원회’에서 이 업체와의 거래가 논의된다.
남성 MD팀 신인수 차장은 “위비스와 협력업체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공정과 경쟁”이라며 “어떠한 업체라도 경쟁력만 있다면 거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장이 추천한 업체라도 ‘소싱위원회’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한 평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계와 인맥’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 위비스의 기업문화다.
납품을 받는 이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접대비나, 경영자 또는 임원과의 ‘줄’ 때문에 새는 비용이 없어 생산원가를 15~30%를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 ‘버버리’가 셔츠 한 장을 만드는 원가가 7달러80센트에서 8달러50센트. 시스템을 바꾸고, 깎고 또 깎아도 위비스의 원가는 명품 브랜드보다 높다. 물량이 작은 탓도 있지만 우리 패션기업과 소싱기업들의 원부자재 조달능력이나 생산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다음호에 계속·황상윤 기자>
황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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