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유명한 ‘번 슈미트(Bernd Schmit)’ 교수의 한국 강연에 참석했습니다.
그는 보통의 마케팅학자들과는 달리 인지심리학으로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콜럼비아대학 비즈니스스쿨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번 강연의 제목은 ‘빅 싱크(Big Think)’로 최근 미국에서 출간된 그의 책 제목이기도 한 주제였습니다. 그는 강연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고 모험을 두려워하며 위험을 회피하는데 집중하는 전략을 ‘스몰 싱크(Small Think)’라 말하고, 이와 구별되는 과감한 전략을 ‘빅 싱크(Big Think)’로 정의합니다.
애플, 스타벅스, 도브, IBM, GE 등 다양한 기업들에 적용된 빅씽크 전략의 실질적 방법론 및 적용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빅 싱크를 이루는 핵심 키워드는 ‘창의성과 변화, 비전을 가진 리더쉽, 과감한 아이디어와 빠른 적용, 통합된 핵심 아이디어, 지속적인 임팩트’ 등입니다. 키워드만 놓고 보면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론들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기에 개인적으론 보다 근원적이며 함축적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온 신경을 집중했는데, 강연 속에서 중요한 원리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그건 바로 ‘어린아이와 같은 생각’입니다.
슈미트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 어린아이들에게 문제를 제시하면, 어른들이 4~5시간 회의한 것보다 더 좋고 많은 아이디어들이 4~5분 만에 쏟아져 나온다고 합니다.
기업의 전략은 개인과 조직의 이해관계, 시스템, 검증된 아이디어의 선호, 실패를 허용하지 않음,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구조, 경쟁관계, 유행에 대한 집착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 길들어있는 어른들의 사고보다 아무런 계산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빅 싱크’의 출발점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지난 연말 초등학교 2학년인 제 아이가 한 어린이 미술관에서 주관한 체험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2008년 쥐해를 맞아 미술관에서는 주머니를 하나씩 나눠주고 어린아이들의 희망과 상상을 담아 다양한 쥐를 만들게 했고, 현재 그 작품들의 전시가 ‘행복주머니 쥐’란 제목으로 진행중 입니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이 주머니 안에는 쌀이 가득 담겨져 있어 전시를 마친 후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기증이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슈퍼맨 쥐, 이순신 장군 쥐, 고양이에게 먹힌 쥐 등 기발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300여명이 참여한 작품 중 어느 하나 같은 생각이 표현된 쥐가 없어서, 아이들의 상상력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새해 첫 날 조선일보를 받아들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로 이 내용이 2008년 1월 1일 1면에 큼지막하게 사진기사로 실렸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같이 생각하기’는 2008년을 맞아 변화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흥미로운 화두가 되리란 생각입니다. 하지만 일견 쉬워보여도 말만큼 실천하기가 어려운 과제이기도 합니다.
<김유진 루이까또즈 마케팅팀장 / 호서대학교 겸임교수>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