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 잠시나마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능과 재능이 허비되는 사례 등을 매일같이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집단우둔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조직의 기능장애를 못 본 척 눈 감고 부정하고 합리화하고 회피하는 일을 중단해야 하고, 이를 직시하여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집단우둔이 아니라 조직지능이며, 집단우둔이 조직지능보다 더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보다도, 조직지능은 획득 가능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조직지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조직지능을 파악하며, 조직지능을 키우고 보호하고 개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세기의 비즈니스 성과를 돌아보면, 《포춘》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40~50년 사이임을 알 수 있고, 전체 기업들의 평균 수명은 15년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번영하는 기업은 일차원적 현금 기계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 살아 숨 쉬고 성장하며 발전해나가는 집단이라는 점을 깨달아가고 있는데, 그러한 기업이 바로 높은 지능을 지닌 조직이라 할 수 있겠다.
조직은 지금보다 현명해져야 한다
집단우둔 : 어느 한 기업이 미국 남서부 사막지대에 신형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었다. 그런데 원자로 건설을 맡고 있던 기술자들은 핵반응속도를 조절해주는 금속흑연제어봉이 지나치게 커서 연료봉에 뚫려 있는 삽입구에 집어넣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는 매우 중대한 실수였다. 어찌된 사정인지 확인해본 결과, 연료시스템 설계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공학상의 필요성 때문에 제어봉 삽입구의 크기를 바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변경 사실을 제어봉 설계담당부서에 알려야 했지만, 시스템 설계 담당부서는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이다. 더욱 어이없는 사실은 두 부서의 설계담당자들 책상이 1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엔트로피 세금 : 조직이 다양한 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현상을 물리학용어인 엔트로피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엔트로피란 열역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 주어진 시스템의 무질서도를 나타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엔트로피는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총량으로 정의될 수 있다. 예로 부서 간의 다툼, 부적절한 의사결정, 불평불만투성이인 직원, 리더십 부재, 잘못된 조직구성, 비합리적 시스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략, 문화적 강박증 등이 기업의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를 높인다고 할 수 있다.
엔트로피 증가에 따른 에너지 낭비는 이윤을 잠식하는 세금과 비슷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필자는 이를 ‘엔트로피 세금’이라 부르는데, 수많은 경영자들이 엔트로피 및 그와 관련된 비용을 손쓸 수 없는 필요악쯤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엔트로피 세금이 자신에게 스스로 부과한 세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다른 세금이나 비용에서 절감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조직 IQ : 오하이오주에 소재한 어느 종합병원 직원들은 지나치게 높은 리넨(외과용 거즈) 사용비용을 줄이고자 했다. 병원은 특별대책팀을 구성해 이 문제를 살펴보도록 했는데, 이들이 내놓은 해결책은 리넨 지급에 제한을 두는 것이었다. 그래서 리넨 지급 횟수를 줄였고 직원들로 하여금 리넨을 받아갈 때 서명을 하도록 했으며, 심지어 할당량을 정해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전보다 오히려 리넨 비용이 더 상승했다. 왜 그랬을까? 간호사와 간병인들이 리넨을 비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항상 필요량보다 많은 양을 사용했으며, 쓰고 남은 것도 앞으로 필요할 때를 대비해 반납하지 않고 따로 보관해두었던 것이다.
이에 특별대책팀은 자율권을 높여주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즉 리넨 사용에 제한을 두기보다는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하자 간호사들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고, 환자 치료에 아무런 장애를 주지 않으면서도 리넨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
조직에도 ‘조직IQ’라는 것이 있는데, 만일 조직의 IQ를 구성원 IQ의 총합으로 계산한다면, 조직 IQ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대규모 조직에는 높은 조직지능을 자랑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놀랄 정도의 집단우둔을 보이는 곳도 있다. 하지만 집단우둔에는 반드시 무능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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