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소풍의 하일라이트는 보물찾기였습니다.
나무 밑에 숨겨져 있던 하얀 종이를 찾아내 누가 볼 새라 조심조심 펼쳐서 ‘크레용’이라고 선명히 적힌 글자를 확인했을 때의 희열, 그때의 두근거림과 기쁨이 지금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언젠가 회사의 가족초대 수련회에 아들 녀석과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온 가족이 참여하는 보물찾기가 진행됐습니다.
물론 초등학생인 제 아이가 제일 신나했지요. 우리 가족은 눈에 불을 켜고 쪽지가 있을만한 곳은 다 헤집고 다녔습니다.
이렇게 혼연일체가 돼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열심인 적이 드물었단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왠일인지 한 시간 가까이 온갖 곳을 뒤지고도 보물을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남들은 두 개, 세 개도 잘도 찾아서 선물로 교환해 가는데, 보물 쪽지 하나 못 찾아 주니 아빠로서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선물을 받아들고 신나하는 모습을 풀이 죽어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자니 안쓰럽기 까지 했습니다. 한참 후 보물찾기 행사가 끝나 다른 가족들은 다음 프로그램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미련을 못 버리고 혼자 남아 보물찾기에 계속 열중이었습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지켜보던 진행 요원도 안타까워 보였나 봅니다.
아내에게 다가와 “보물 쪽지는 이미 다 수거됐지만, 선물이 하나 남았으니 쪽지를 만들어 가까운 곳에 숨겨 놓겠습니다”라고 귀뜸하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보물이 숨겨진 그 곳으로 아이를 유도했고, 결국 아들 녀석은 맨 마지막으로 보물찾기에 성공한 기쁨을 그 누구보다 크게 맛보았습니다. 비록 연출에 의한 결과였지만 아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펄쩍펄쩍 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 한켠이 뭉클해 졌습니다.
보물찾기란 이렇게 신나는 것입니다. 찾기 위한 과정도 신나고 찾고 난 후의 기쁨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성경에도 “천국은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다시 감추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샀다”라는 의미심장한 비유가 등장합니다.
저는 브랜딩도 보물찾기와 비슷하단 생각을 합니다. 브랜딩에 관한 어려운 용어들, 전략과 전술, 여러 가지 최신 이론들이 시시각각 등장하고, 서점에 가면 온갖 마케팅, 브랜딩 관련 서적들이 넘쳐나지만, 결국 진정한 브랜딩은 ‘연구’보다는 ‘열정’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고객과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아내는 신나는 작업인 것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가치가 보물일 것이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진정한 욕구가 보물일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열정을 가지고 찾아내 서로 만나고 소통하게 하는 일이 마케터가 할 일입니다. 소비자들 마음속에서 보물을 찾아내기 위해 신이 난 마케터가 많아지고, 브랜드에서 새롭고 가치있는 보물을 발견해 신이난 소비자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김유진 루이까또즈 마케팅팀장 / 호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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