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는 한국에 태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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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9 오후 3:28:55

잭 웰치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CEO이다. GE는 100년 역사를 지닌 미국 기업이자,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 기업이다. 산업혁명 및 대량 생산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GE 또한 생산 라인을 일상생활 전반과 모든 지역을 포괄하도록 다양화했다. 작은 전구에서부터 비행기 부품까지, 그리고 일용품에서부터 고가의 최첨단 서비스까지, GE는 전 세계에 방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우수 기업이 됐다.
잭 웰치는 1981년, GE의 8대 회장이자 역대 최연소 회장이 됐다. 그 뒤 20년간의 임기를 보내는 사이에 그는 기업 전반에 변화를 몰고 왔으며, 1981년 120억 달러였던 회사의 시장 가치를 2001년에 약 2800억 달러로 급성장시키는 공로를 세웠다.
CEO로서 웰치의 성공은 대부분 그의 열정적인 리더십에서 기인했다. 웰치가 주창한 기업 문화는 여타 기업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화학 엔지니어로 일하던 초창기 시절에 불합리하다고 느꼈던 형식주의 관료 체계를 CEO가 된 뒤 변화시켰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잭 웰치는 실적이 저조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들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직원들을 해고했는데, 그 뒤부터는 ‘중성자탄 잭’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러한 악명에도 불구하고 웰치는 현대의 경영 전문가들이 존경하는 역대 최고의 CEO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이 베스트 사원과 평범한 사원을 가려내지 못하며 그러한 인재에게 제대로 보상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는 잭 웰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한국의 임원들 대부분이 회사를 ‘경영’하기 보다 ‘관리’하는 차원에 그치고, 임원들은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회사의 귀중한 인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 문화권 이외의 사람들을 다룰 만한 능력이 부족하고 내 방식만 지나치게 고집하려는 태도에서 한국에 잭 웰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잭 웰치 같은 인물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인물을 만들어낼 수 없는 구조적인 상황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갑’의 한마디면 불가능은 없다
한국에서 거래를 할 때는 언제나 ‘갑’과 ‘을’이 존재한다. 이런 사고는 한국인들끼리의 거래에서는 물론이고, 외국 기업과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도 갑과 을의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사실상 비즈니스 거래에서 갑과 을 같은 관계가 늘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의 비즈니스는 이른바 전략적 제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정이다. 즉, 거래의 양 당사자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 공존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비즈니스 관계가 본질적으로 수직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사실상 대기업이 거래의 모든 과정을 명령, 하달하는 식이다.
며칠 전 사업상 알게 된 어떤 지인이 해준 이야기다. 그는 페인트 도색을 하는 회사의 CEO이다. 이 회사에서는 자동차에서부터 소규모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에 색을 입힌다. 그는 이 기술을 한국의 한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었는데, 그 대기업이 주요 공장 한 곳을 중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색 공장은 총수입의 40퍼센트 이상을 이 대기업에 의존해 왔는데, 이 기업의 구매 책임자로부터 호출이 왔다. 자신들의 중국 공장 바로 옆에 도색 작업소를 세우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운영비가 처음 2∼3년간 30퍼센트 정도 상승할 것이고, 게다가 그 구매 책임자는 운영 비용을 25퍼센트 삭감하지 않을 경우, 도색 작업을 중국 기업에 넘기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결국 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이 CEO는 하루아침에 55퍼센트의 추가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되는 꼴이었다.
이 사례는 현재 한국에서 행해지는 비즈니스 관행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거래에서 ‘공정성’이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한쪽은 단지 지시를 듣는 ‘을’의 입장이고, 권력은 온전히 ‘갑’에게 있다. 이것은 거의 주종관계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여기서 ‘을’ 기업의 내부 상황이나 개별 여건, 그리고 CEO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물론 비즈니스 세계는 냉혹한 것이지만, 냉혹한 것과 불공정한 것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나는 한국 중소기업의 CEO들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각종 규제와 세금 당국 및 대기업 바이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장애물들을 감수하면서 어떻게 수지 타산을 맞추고 경영을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슈퍼맨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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