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체계를 잡는 데에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체계를 만들 수가 있다. 색상환이나 채도, 명도와 같은 기본 줄기만 상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신에 맞는 색 체계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색의 체계를 무기삼아 디자이너의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채도의 결합
앞에서 살펴본 색 체계가 끝은 아니다. 채도의 문제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색 이론에서는 색상환에 명도 단계를 결합하여 체계를 마무리하곤 하지만 좀더 색의 구조를 정확하고 정밀하게 하기 위해서는 채도의 단계를 고려해 주는 것이 좋다.
우선 색상환에 채도를 결합시켜 보자.

색상환 상에서 삼원색을 기준으로 채도를 살펴보면 <그림 1>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다른 체계를 만들어도 상관은 없다.
<그림 1>에서 A는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은 색상환 상의 원색이다. B는 빨간색에 가까운 색이다. 이 두 색은 모두 색상환 위에서 빨간색과 노란색의 배합이 조금씩 다른 고채도 색들이다. C는 삼원색의 한가운데 있는 색이니 가장 채도가 낮은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색을 중심으로 삼원색이 넓게 포진하고 그 사이에 다양한 채도의 색들이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D는 노란색에서 바로 채도가 떨어지는 색이다. E는 파란색에서 중심에 있는 색으로 연결되어 채도가 떨어지는 색이다. G는 노란색과 파란색의 중간색에서 약간 채도가 떨어지는 색이고 F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중간색에서 채도가 좀 많이 떨어지는 색이다. 그냥 보면 그저 채도가 떨어지는 그저 그런 색들로 보이지만 모든 색들은 나름대로 자기의 위치에 따라 색의 특징들을 달리 가지고 있다.
낱개의 색을 쓸 때 색의 위치가 어느 부분에 있는 지를 헤아려서 쓴다면 색을 훨씬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그림 2>처럼 A와 E색을 같이 쓰게 되면 보색 대비가 일어남과 동시에 채도 대비가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색의 대비감이 훨씬 강해진다. 그리고 D와 E를 같이 쓰게 되면 채도가 떨어지는 색이라 하더라도 노란색과 파란색에 바로 연결되는 색이기 때문에 D와 F를 같이 쓸 때 보다 색의 순도가 훨씬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모두 <그림 1>의 색상환과 채도의 관계에 대한 구조가 머리 속에 분명히 그려져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막연한 감각만으로는 이런 고난도의 색상을 구사할 수 없다. 색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때 색을 얼마나 자유자재로 운용할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색의 구조
이제 색상환에서 채도의 문제가 해결 되었으니, 여기에 명도의 체계를 한번 결합시켜 보자. 앞에서 정리한 구조를 그대로 색상환 바깥에 연결하면 <그림 3>과 같이 완성된 색의 체계를 만들 수 있다.

<그림 3>은 파란색을 기준으로 하여 명도와 채도의 구조를 만들어 본 것이다. 색상환 안으로는 삼원색이 서로 섞여 다양한 채도 군을 이루고 있고, 색상환 바깥으로는 파란색만의 명도 단계들이 체계를 이루고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채도와 명도가 하나로 어울려 명료한 체계를 이루고 있음을 살필 수 있다.
여기에 표시된 색의 숫자는 제한되어있지만 각각의 체계의 끝단에 있는 색들을 기준으로 하여 광대한 색 그물이 보이지 않게 쳐있다. 적어도 파란색에 관련된 색은 이러한 색 그물망 어느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테니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또한 이런 체계를 가지고 있게 되면 파란색과 관련된 어떤 색을 만나더라도 그 위치를 정확히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파란색 뿐 아니라 색상환에 있는 모든 색들을 이런 식으로 구조화하게 된다면 어떨까? 우선 파란색의 구조와 노란색의 구조를 같이 놓고 살펴보도록 하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