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온난화 등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지구를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는 중요한 경영 윤리이자 경영 논리가 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책임 여행(英: responsible tourism, 伊: turismo responsabile)이라는 개념이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 지구촌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부에서 몰려든 여행객들로 인해 제3 세계나 저개발국가의 자연과 문화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 이 운동의 핵심이다. <글.정인희(ihnhee@kumoh.ac.kr)| 금오공대 교수>
최근 ‘책임 여행’은 국제적으로 지탄 받아야 할 국가를 여행하지 않거나 그 국가의 정권에 도움이 되는 지출 행위를 하지 않는 것, 비행기를 타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데 기여하는 대신 가급적 기차를 이용하는 것, 거대 글로벌 기업의 이익 창출을 도우는 소비보다는 좀 비싸고 불편하더라도 현지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을 주는 소비를 하는 것 등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유럽의 젊은이들은 오히려 네팔과 같은 나라를 여행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인공적인 것이 많지 않은 먼 땅, 자연 속에서 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 결국 진정한 책임 여행은 여행자가 있는 듯 없는 듯 그 장소의 생활 패턴을 깨트리지 않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지구촌을 여행하면서, 적어도 남의 나라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며, 지구 보존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여행은 지구 보존의 책임감 느끼는 여정
피렌체처럼 관광객이 넘쳐나는 또 하나의 도시, 프라하. ‘도시 전체가 예술’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곳. 이곳에는 유독 현지에서 모집하여 떠나는 가이드 투어가 많다. 즉 프라하로 들어올 때는 제각각이더라도 프라하에서 보내는 하루는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도시의 주요 명물을 효과적으로 둘러보는 것이다. 매우 자유분방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가이드 관광을 할 때 유럽 사람들은 ‘말 잘 듣는’ 착한 학생들이 된다. 유럽에서 숱한 관광팀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흥미가 있건 없건 가이드가 오라는 데 오고, 서라는 데 서고, 가라고 하면 간다. 줄을 벗어나지도 않고 묵묵히 따라다닌다. 단체마다 사람 수가 많고 또 그런 단체 관광팀이 많기 때문에, 그리고 가이드들이 한 장소에서 한참 동안 설명을 하기 때문에 역사적 장소라든가 박물관이라든가 전시회 같은 데서 이런 관광팀을 마주치게 되면 한숨부터 나오지만, 이들의 ‘놀라운 수동성과 인내심’만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프라하 성 남쪽 정원에서 한국인 관광객 한 팀을 보았다. “이리 오세요.” 하는 가이드 말이 한참을 떨어진 곳인데도 뚜렷이 들린다. ‘이것이 모국어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굳이 주의를 집중하지 않아도, 아무 소용이 없는 말까지 자연스럽게 들리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이드의 ‘이리 오세요.’ 하는 소리. ‘말을 잘 안 듣는’ 말썽꾸러기 학생들을 모아 놓은 집단 같다. 아무리 오라고 해도 여전히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게다가 이들의 호칭은 전부 ‘사장님’이다. ‘아저씨’를 대신하는 보편적 호칭으로 변모한 사장님! 그러니 이제는 웬만한 모임에 가보면 모두들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선호한다. ‘사장님’만으로는 더 이상 자기만족감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사장님’들도 공공 모임에서는 무슨 무슨 ‘회’의 ‘회장님’이라는 타이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계속된 교육 경쟁력 약화 정책으로 학력이 하향평준화 되는 동안 호칭 수준만은 상향평준화 되었다고 할까.
프라하 여행의 결과는 가이드북이 좌우
프라하는 주민 수보다 관광객 수가 많고, 주민의 대부분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듯 한 느낌을 주는 도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것은 ‘영어’ 안내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관광지를 안내하는 표지판도 모두 자국어로만 되어 있다. 아마도 가이드 관광이 보편화되어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관광객들도 모두 잘 만들어진 관광 가이드북을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굳이 영어로 된 표지판이나 안내판을 만들 필요를 못 느끼는 듯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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