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이탈리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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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오디세이(52)-“A Milano”(25)

2007-06-15 오후 3:56:33

밀라노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낭만적인 것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매일 아침 울리는 성당의 종소리를 꼽겠다. 매 미사 시간에 맞추어 들리는 종소리는 ‘성당에 한 번쯤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끔 유혹적이다. 아마 먼 훗날에도 어디선가 종소리가 들린다면 유리창으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밀라노의 아침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정인희(
ihnhee@kumoh.ac.kr)| 금오공대 교수>

우리의 오감 중에서 기억과 연결되는 감각이라면 청각과 후각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후각은 극소수의 강렬한 기억으로 직결되는 반면, 청각은 보다 보편적이고 가볍고 즐거운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다. 학창시절 들었던 라디오 심야 방송의 시그널 음악들이 혼자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기억나고, 한때 좋아했던 노래가 들리면 그 노래를 들었던 장면과 분위기까지 생생하게 기억나는 걸 보면, 그리고 잠원동으로 이사하기 전 <패션인사이트> 성수동 사무실의 전경은 언제나 엄수민 기자의 핸드폰 벨소리와 함께 떠오르는 걸 보면….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청각은 다른 어떤 감각보다도 ‘역사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에서도 어떤 브랜드를 기억시키기 위해 어떤 발음의 단어를 끌어와 연결시킬 것인가, 어떤 음악을 덧씌워 브랜드 이미지와 오버랩 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예를 들어, 기아 씨드의 경쟁 차종인 피아트의 신형 자동차 브라보는 이탈리아의 인기가수 ‘잔나 난니니(Gianna Nannini, 1956년생)’의 ‘Meravigliosa Creatura(놀라운 창조물)’라는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해서 눈길을 사로잡는 광고를 만들었다.
일단 제목과 가사부터 신차의 콘셉트와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 ‘브라보’는 ‘놀라운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이 노래는 잔나 난니니의 다른 노래와는 다르게 매우 감성적이기도 해서 ‘놀라운 창조물인 너를 가지기 위해 바다도 건너고 강도 건너고 소용돌이와 폭풍을 넘어 번개 사이를 날아가겠다’는 내용을 가사에 담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기만 해도 귀가 솔깃해지는 노래다. 게다가 화면은 자동차에 ‘색’을 입히고, 치장을 끝낸 자동차가 석양을 향해 뻗은 길을 달려 나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브라보의 런칭모델에 사용된 이 ‘색’은 ‘마라넬로 레드’라고 해, 피아트의 자회사인 페라리의 스포츠카 ‘마라넬로’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브라보는 연초 내내 이 텔레비전 광고를 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 광고를 좋아하고 기억할 만한 시점에 광고는 더 이상 보기 힘들어졌다. 그렇지만 몇 년 만에 다시 인기를 모은 이 노래가 길에서는 자주 들릴 수밖에 없고, 어디선가 이 노래가 들리면 누구나 브라보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다시 조금씩 광고를 내보내는 ‘리허설’을 통해 기억효과를 심화시키고 있다.
때로 소리와 연결된 새로운 대상은 예전의 연상물을 밀어내기도 한다. 아마 한국 TV의 영화 프로그램 시그널 음악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되는 음악을 이탈리아 TV에서 들었을 때, 처음에는 언제나 한국의 영화 프로그램을 먼저 떠올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의 TV가 기억 저 멀리로 밀려나고 이 음악과 동시에 “아!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됐구나!”하며 이탈리아 TV의 토론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미친다.
방송에서는 어떤 소리를 어떤 순간에 사용하는가에 따라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분위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 시그널 음악은 물론이고 심각한 순간, 즐거운 순간, 고뇌해야 하는 순간들을 소리로 전달한다. 이탈리아 TV 프로그램 중에 소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들자면 ‘Affari tuoi(한국어로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 아마도 your business라는 영어가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일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은 얼마 전 한국에서도 방송이 시작됐다고 하는, 신동엽 진행의 ‘Yes or No’의 오리지널 모델 ‘Deal or No Deal’의 이탈리아 버전이다. 국내에서는 모방이냐 벤치마킹이냐 하는 논란이 일었던 모양이지만, 이미 세계적으로는 ‘Deal or No Deal’의 포맷을 따른 프로그램이 40개국 이상에서 방송되고 있다. 이 게임 포맷은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Endemol’이라는 TV 프로덕션에서 2001년에 개발했고, 미국 NBC에서는 2005년에 첫 방송을 했다고 한다. 참고로, 2007년 5월 1일부터 KBS2에서 김용만 진행으로 방송한다는 ‘1대 100’도 이 프로덕션 상품이다.
2003년 10월 13일에 처음 방송됐다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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